주말, 침묵의 소리.
1.
아트 가펑클과 폴 사이먼의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화음이 아름다운 곡으로, 사이먼 앤 가펑클을 대표하는 곡이자 동시에 60년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포크송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도 매우 유명한 곡으로, 사이먼 앤 가펑클은 몰라도 이 노래를 한 번쯤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없을 만큼 매우 유명한 곡이다.
최초 발표했을 때 완전히 실패하여 사이먼 앤 가펑클의 해체를 유발할 만큼이었으나 1965년에 재 발매한 버전이 인기를 얻어 빌보드 1위에 오르게 된다. 당연히 사이먼 앤 가펑클도 재 결성하여 2집 이름을 아예 Sounds of Silence를 발매하여 공전의 히트를 하게 된다.
2.
침묵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생각하는 침묵과 서양사람들이 생각하는 침묵은 같은가 아니면 다른가? 무엇을 보고 침묵이라 규정하는가?
영어 Silence의 어근은 라틴어 silere인데 그 뜻이 ‘free from noise or sound’(즉 잡음이나 소리가 없는) 상태를 뜻한다. 이를테면 그들이 생각하는 침묵은 고요(Calm-비바람이 멈춘 상황)로써 어떤 형태로든 말이나 소리가 멈춘 상태를 말한다. 동시에 언제든 다시 소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도 동시에 포함한다.
그래서 역으로 ‘Sounds of Silence’라는 말이 이해가 된다. 침묵 역시도 소리의 한 갈래로 본 것이다. 노랫말을 천천히 보면 침묵은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로 묘사되는데 [~Disturb the sound of silence(침묵의 소리를 방해하다), ~Silence like a cancer grows(침묵이 암이 자라는 것과 같은)]그 바탕에는 침묵은 소통의 장애요인이며 사람들을 어둡게 만들 수 있는 요인쯤으로 생각한 것이다.
3.
多言數窮 不如守中. 도덕경 5장 마지막 부분
말이 많으면 자주 막히게 되니, 중심을 지키는 것만 못하다. 즉, 자주 말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말이 막힐 때가 많으니, 차라리 고요히 침묵을 지키라는 것이다. 이때 中은 비움(虛)의 의미가 있으니 좀 더 의역하면 우리 내면의 고요함, 즉 침묵을 가리킨다.
장자 천지에도 침묵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喙鳴合 與天地 爲合 其合 緡緡 若愚若昏 是謂玄德(훼명합 여천지 위합 기합 민민 약우약혼 시위현덕)
부리를 닫고 침묵하게 되면 천지와 합하니 이로써 합일이 완전하게 이루어지면, 마치 어리석은 사람 같고 어두운 사람 같으니 이를 일러 玄德이라 한다. 여기서 緡緡은 완전한 합일을 말한다. 즉 침묵이야 말로 현덕의 요체라는 것이다. 현덕이란 지극한 덕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동양)에게 침묵은 사람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가치로 다가온다.
선불교에 전하는 화두로 무설설 불문문(無說說不聞聞)이라는 말이 있다. 즉 말하는 바 없이 말하고, 듣지 않음으로 듣는다는 뜻. 말이 없는 가운데 말이 있으니 무언 중 이심전심으로 다가온다. 이심전심으로 전하는 말이 무설설이고, 이심전심으로 듣는 것이 곧 불문문이다.
중국 송대에 조동종(曹洞宗)의 굉지 정각은 묵조선(默照禪)을 수행의 방법으로 이야기했다. 오로지 침묵만을 지언(至言-지극한 말)으로 삼는 것으로서 묵묵히 안으로 관찰해 그 마음을 청정케 하고 그 법(法)의 근원을 철견(徹見)하는 것, 즉 인간의 마음이란 묵조(默照)하면 스스로 드러나는 것이지 화두를 가지고 의심하고 참구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동양의 침묵은 거대한 진리의 실체에 가깝다.
4.
아카펠라 그룹 펜타토닉스가 부르는 Sounds of Silence를 들어보자. 첫 부분 '스콧 호잉'의 낮은 목소리로 시작하는 “Hello darkness, my old friend”는 마치 어둡고 침침한 침묵의 계곡을 연상시킨다.
주말 저녁, 하루 종일 이앙기 위에서 털털거린 내 영혼을 위로하며 이 음악에 빠져든다.
https://www.youtube.com/watch?v=gdVjVtpr55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