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od Erat Demonstrandum
1. 고교 학점제는 시작부터 매우 부실한 제도이며 동시에 그 어떤 긍정적 효과도 없는 제도라는 것. 그런데 여전히 잘 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교육부에서 내세운 “학생 맞춤형 교육을 통해 잠자는 교실을 깨울 수 있습니다.”가 무색하게 많은 학생들이 잠자는 교실이 되어가고 있다. 이것을 파악 못하는 가장 분명한 이유는 수업을 하는 교사들의 목소리를 소홀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2. 기대 가능성은 나 자신으로부터 외부의 여러 부분에 이르기까지 모두 적용될 수 있는 문제인데, 문제의 핵심은 스스로 기대가능성을 높이 설정하는 것이 문제다. 현실의 대부분은 기대보다는 거의 낮은 수준으로 일들이 이루어지는데, 미세하고 작은 격차가 나에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기대 가능성을 아주 낮게 설정해 두면 여러 가지 문제는 발생할 가능성은 확연하게 줄어들지만 삶의 의욕이나 에너지, 그리고 일상의 희망도 함께 줄어들기 때문에 가끔은 무력증으로 빠져 더 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기대 가능성은 양날의 칼이다.
3. 권력은 근원적으로 지배 복종의 역학관계를 선호하지만 근대 이후의 권력은 많은 제약조건을 가지게 되었고 표면적으로는 지배 복종의 관계를 필요적 호혜관계로 발전(엄밀하게는 장식)시켜왔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권력의 속성은 변할 수 없기 때문에 지배 복종의 관계를 유지시킬 수 있는 어떤 새로운 장치를 개발하게 되었고, 그 장치 가운데 하나로서 권력의 자궁이었던 ‘정보’를 이용한 은밀하고 동시에 매우 정교하게 구조화된 지배 체계를 탄생시키게 되었다.
4. 인간의 역사는 결코 순행順行의 역사가 아니다. 순행의 안정과 조화로움은 거의 부패와 독선으로 흐르기 쉽다. 역사가 그것을 증명한다. 부패와 독선을 파기하기 위해서는 역행의 에너지가 필수적인데, 우리 교육은 역행의 이미지 속에 혼란과 무질서를 교묘하게 섞어놓았다. 학교는 그리고 교사는 이러한 이미지의 확대 재생산에 지대한 공헌을 했고 또 여전히 지금도 하고 있다.
* Q.E.D. 는 수학적으로 증명이 완료되었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