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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Nov 06. 2023

『코스모스』讀後記(4)


4.     영원으로 떠난 여행


보이저 1호는 미 항공 우주국이 만든 무게 722 kg의 태양계 무인 성간 탐사선(interstellar probe)이다. 1977년 9월 5일에 발사됐으며, 1979년 3월 5일에 목성을, 그리고 1980년 11월 12일에 토성을 지나가면서 이 행성들과 그 위성들에 관한 많은 자료와 사진을 전송했다. 1989년 본래 임무를 마친 뒤 2014년 태양계를 벗어나 광활한 우주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보이저 2호는 1호보다 더 빠른 1977년 8월 20일에 발사되었다.(목성 도착을 중심으로 더 빨리 도착할 것으로 예측하여 늦게 발사된 보이저가 1호가 됨) 보이저 2호는 1979년 7월 9일에 목성을, 그리고 1981년 8월 26일에 토성을, 1986년 1월 24일에 천왕성을, 1989년 2월에 해왕성을 지나가면서 이들 행성과 위성에 관한 많은 자료와 사진을 전송하였다.

보이저 1호는 매일 약 147만 km(시속 6만 1천㎞)만큼 태양으로부터 멀어지고, 보이저 2호는 역시 매일 약 133만 km(시속 5만 5천㎞)만큼 태양과 멀어지고 있다. 계산상으로 이제 태양에서 빛이 하루쯤 갈 수 있는 거리에 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300000Km*3600*24= 25920000000, 약 259억 Km) 이 두 여행자가 지구로 전송한 자료는 태양계의 비밀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거기에는 ‘세이건’의 아이디어로 어쩌면 존재할지도 모르는 외계 생명체가 보이저를 발견할 경우 인류 문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골든 레코드가 실려 있다. 


1990년, 태양계를 벗어나기 직전 명왕성 궤도 근처에서 보이저 1호는 지구의 지령에 따라 자세를 제어, 신호 도달에 6시간이 걸리는 명왕성 근처 우주 공간에서 계획에도 없던 지구를 조준해 사진을 찍었다. 그 사진이 지구로 전송되었고 ‘세이건’은 이 사진을 기초로 하여 유명한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는 또 다른 책을 쓴다. 61억 Km 밖에서 본 지구는 흔들리는 작은 점일 뿐이었다. 


책의 내용 중 이런 내용이 있다.


From this distant vantage point, the Earth might not seem of any particular interest. But for us, it's different. Consider again that dot. That's here. That's home. That's us. On it everyone you love, everyone you know, everyone you ever heard of, every human being who ever was, lived out their lives. The aggregate of our joy and suffering, thousands of confident religions, ideologies, and economic doctrines, every hunter and forager, every hero and coward, every creator and destroyer of civilization, every king and peasant, every young couple in love, every mother and father, hopeful child, inventor and explorer, every teacher of morals, every corrupt politician, every "superstar," every "supreme leader," every saint and sinner in the history of our species lived there – on a mote of dust suspended in a sunbeam. [Pale Blue Dot. Sagan, Carl. Random House USA. 6쪽.]


“이렇게 멀리 떨어져서 보면 지구는 특별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류에게는 다릅니다. 저 점을 다시 생각해 보십시오. 저 점이 우리가 있는 이곳입니다. 저곳이 우리의 집이자, 우리 자신입니다. 여러분이 사랑하는, 당신이 아는, 당신이 들어본, 그리고 세상에 존재했던 모든 사람들이 바로 저 작은 점 위에서 일생을 살았습니다. 우리의 모든 기쁨과 고통이 저 점 위에서 존재했고, 인류의 역사 속에 존재한 확신에 찬 수 천 개의 종교와 이데올로기, 경제체제가, 수렵과 채집을 했던 모든 사람들, 모든 영웅과 비겁자들이, 문명을 일으킨 사람들과 그런 문명을 파괴한 사람들, 왕과 농부들이, 사랑에 빠진 젊은 남녀들, 엄마와 아빠들, 그리고 꿈 많던 아이들이, 발명가와 탐험가, 윤리도덕을 가르친 선생님과 부패한 정치인들이, "슈퍼스타"나 "위대한 영도자"로 불리던 사람들이, 성자나 죄인들이 모두 바로 태양빛에 걸려있는 저 먼지 같은 작은 점 위에서 살았습니다.”


보이저 1호와 2호가 태양계를 벗어난 사실은 우리에게 새로운 우주를 상상하게 하지만 사실은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모든 수치가 거의 무한의 거리에 가깝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발표한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소규모 태양계(지구와 환경이 비슷한 행성)까지의 거리가 약 39광년이라고 발표했다.(2017.2.23 우주망원경 스피처를 통해 발견) 너무나 비현실적인 거리인 탓에 절망감조차 드는 거리임에 틀림없다. 39광년은 약 368,550,000,000,000(368조 5천5백억) km이다. 


탈출속도라는 단어가 있다. 탈출속도란 지표면에서 물체를 위로 쏘아 올리면 보통은 속도가 점점 느려져 순간적으로 멈추었다가 다시 지표면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계속 위로만 올라가 이론적으로 무한대에 도달하는 속도가 있다. 이것이 탈출속도이다. 보통 세 종류(제1~3 우주속도)로 구분되는데 지구의 중력범위를 벗어나는 제2 우주속도는 대략 초속 11.2 km이다. 즉 초속 11.2km는 되어야만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 우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대부분의 우주로 가는 로켓의 속도가 이 속도를 넘어야 한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를 떠나 머나먼 천체로 비행하는 우주선은 바로 이 탈출속도를 넘어 지구를 떠난 것이다. 이 탈출속도로 달리는 우주선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위 계산방식에 따라 탈출속도를 넘는 우주선은 시속 약 40,000km 이상의 속도가 된다.) 그 속도로 줄곧 지구와 유사한 새로운 태양계로 달려 도착할(위에서 말한 약 368조 5천5백억 km의 거리를 달려) 수 있는 시간은, 우리의 시간 계산 단위인 년(年)으로 환산한다면 약 100만 년이 걸리게 된다. 100만 년, 인간의 삶으로 본다면 거의 무한의 시간이다. 


‘코스모스’와 보이저 1호, 2호의 운명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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