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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24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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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Nov 09. 2023

두은문향을 받들고

奉斗垠文香 두은문향을 받들고


去春痛寂寞 (거춘통적막) 지난봄 몹시 적막하더니,

畏友獨摘茶 (외우독적다) 아끼는 벗 홀로 차를 땄네.

歲月過澹然 (세월과담연) 세월은 덤덤히 흐르고,

茶葉淵默安 (다엽연묵안) 찻잎은 고요히 침묵했다네. 

諸樹脫紅葉 (제수탈홍엽) 여러 나무들 잎 떨구고,

冗文滿空環 (용문만공환) 쓸데없는 말들 천지에 가득.

曉星氣寒中 (효성기한중) 샛별 뜨고 공기 차가워지니,

文香乃幽發 (문향내유발) 마침내 문향은 그윽이 피어나네. 


2023년 11월 9일 오후. 어제저녁 진주문고 #여태훈 대표께서 직접 따고 덖어서 발효시킨 두은문향斗垠文香을 받잡고 감사의 마음을 표할 길이 없어 어쭙잖은 글로 그 마음을 드러내니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가 내 수준이요, 내 처지임을 스스로 안다.


지난봄부터 찻잎을 따고 덖어 단지에서 오래 발효시킨 두은문향은 향이 그윽하고 깊어 어디에도 비할 바 없다. 늘 받기만 하니 생길지도 모를 당연함을 경계하며 여태훈 대표께 글을 드린다.


* 유종원의 여러 시와 굴원의 초사, 그리고 팔대산인의 제화시 여러 수에서 차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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