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준식 Dec 31. 2023

한 해의 끝

2023년 12월 31일 한 해의 끝에 서 있다.


멀리서 아들이 왔다. 갈 길을 생각하니 기쁨보다는 염려가 앞선다. 딸은 사정이 있어 못 왔으니 이 또한 염려다. 


연말은 여러 가지로 쓸쓸한 풍경이나 음악이 더 마음에 잘 와닿는다. 희망적이지 않을 아무 이유도 그렇다고 대단한 희망도 없는 뭐 그저 그런 삶이지만 이 시기에는 왠지 모르는 회한이 있다. 


1. “How To Break A Heart”


아침나절에 들은 음악이 마음에 턱 걸린다. 


마크 필리, 키안 이건, 니키 번, 셰인 필란 4명의 꽃미남들이 같이 노래를 부르던 웨스트라이프 음악이다.


Westlife는 2012년 공식적으로 해체했다. 처음 5명으로 출발했다가 브라이언 맥파든이 2004년 그룹을 탈퇴하고 8년 뒤에 해체했다. 


브리티시 팝의 특징을 매우 잘 반영하고 있는 이 그룹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말랑말랑한 리듬과 부드러운 목소리, 친숙한 멜로디 그리고 키안 이건의 여성적인 목소리와 셰인 필란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매우 잘 어울리는 하모니를 이루었다. 엄청난 히트곡을 만들어낸 그들은 해체 이후에도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처음 십 대를 겨냥한 그들이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성숙해지는 음악을 느끼는가 싶었는데 2012년 돌연 음악적 작업의 한계를 토로하며 해체를 선언했다. 그들이 해체하기 전, 그들의 심정을 나타낸 듯한 2010년 앨범 “Where we are” 중에서 “How To Break A Heart”를 연말 아침 들으니 부쩍 마음이 쓸쓸해졌다.


http://www.youtube.com/watch?v=8Z2ckbI2KdI



2. 한 해를 보내며


漠中缺望瞭 (막중결망료) 어두운 하늘 가운데 반달 밝더니,

吹凓衿幽狡 (취률금유교) 찬 바람은 소매 속으로 재빠르게 숨는다.

世哄內同搖 (세홍내동요) 떠들썩한 세상 마음과 같이 어지러우니, 

薄歲北偕鳥 (박세북해조) 얇은 세월, 새와 더불어 북쪽으로 가는구나.


정녕 이 마음인가!


매거진의 이전글 겨울비, 그리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