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2024 천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준식 Jan 13. 2024

봄 돌아오는 작은 소리

春還之微聲(춘환지미성) 봄 돌아오는 작은 소리


莫諒白夢中 (막량백몽중) 꿈 속이라 전혀 헤아리지 못하더니,

滅定無有餘*(멸정무유여) 완전히 사라져 남은 것 하나 없네.

有時久冏然 (유시구경연) 한 때 영원히 빛날 줄 알았는데,

乃今無初侶 (내금무초려) 이제 처음과 같은 것 하나도 없어라.


2024년 1월 13일 토요일 오전, 별로 춥지 않은 산 길을 천천히 걸었다. 비록 온도는 낮지 않아 겨울이 스러지는 듯 하지만 아직은 섣달 초나흘, 봄이 오려면 한 참을 기다려야 한다. 삶은 꿈 속이라지만 사실 우리(나)의 꿈속에 남은 것이 있기는 할까? 늘 그런 줄 알고 살았는데 처음 그 모습은 이제 흔적조차 없다. 


* 상수멸정想受滅定: 멸진정滅盡定과 같은 말로써 상수멸정이란 인식과 느낌의 소멸을 의미한다. 선정禪定의 최고 경지로서 모든 마음 작용이 소멸된 상황을 말한다. 여기서는 단지 사라졌다는 의미로 썼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국을 걱정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