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還之微聲(춘환지미성) 봄 돌아오는 작은 소리
莫諒白夢中 (막량백몽중) 꿈 속이라 전혀 헤아리지 못하더니,
滅定無有餘*(멸정무유여) 완전히 사라져 남은 것 하나 없네.
有時久冏然 (유시구경연) 한 때 영원히 빛날 줄 알았는데,
乃今無初侶 (내금무초려) 이제 처음과 같은 것 하나도 없어라.
2024년 1월 13일 토요일 오전, 별로 춥지 않은 산 길을 천천히 걸었다. 비록 온도는 낮지 않아 겨울이 스러지는 듯 하지만 아직은 섣달 초나흘, 봄이 오려면 한 참을 기다려야 한다. 삶은 꿈 속이라지만 사실 우리(나)의 꿈속에 남은 것이 있기는 할까? 늘 그런 줄 알고 살았는데 처음 그 모습은 이제 흔적조차 없다.
* 상수멸정想受滅定: 멸진정滅盡定과 같은 말로써 상수멸정이란 인식과 느낌의 소멸을 의미한다. 선정禪定의 최고 경지로서 모든 마음 작용이 소멸된 상황을 말한다. 여기서는 단지 사라졌다는 의미로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