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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24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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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Feb 23. 2024

貪梅(탐매)

貪梅(탐매)


反監讚春華 (반감찬춘화) 봄 꽃 찬양함을 돌아보니,

非以迫心外 (비이박심외) 마음 밖 강제는 아니로다.

靈光天地覺 (영광천지각) 신령스런 빛이 천지를 밝히니,

叨貪聳自來 (도탐용자래) 탐하는 마음 저절로 솟는구나.


2024년 2월 23일. 천하의 가장 큰 도적이었던 ‘도척盜跖’은 놀랍게도 모든 것에 욕심을 내는 것이 실상은 인간 내부의 문제라고 판단했다.(『장자』 ‘도척’) 내가 꽃을 탐하는 것은 단지 꽃의 신령스러운 빛의 유혹뿐만 아니라 결국 내 마음속에 탐욕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안다. 내가 눈 감으면 천지는 없고 내가 눈 뜨니 천지 변화가 거기에 있다. 


내가 집중하는 곳에 늘 세상과 그 내부의 갈등이 있다. 내가 관심 두지 않는 곳은 언제나 평화요 자유며, 완전함이다. 뒤집어보면 내 마음이 모든 분란과 갈등의 원인이요 시작이다. 하여 마음잡아 두고 함부로 뻗치지 않게 해야 하는데 날로 힘들어진다.


그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마음은 항상 내 것이어야 하는데 아주 사소한, 아주 미미한 바람과 자극에도 너무 쉽게 내 마음을 내어 놓고 마는 이 어리석음이 그저 안타깝지만 아직 공부가 부족한 탓에 마음에 이런저런 상처가 난 후에야 깨닫게 된다.


그래도 매화는 기막히게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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