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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Jul 27. 2024

중학교 철학 3, 책 이야기

중학교 철학 3, 책 이야기, #진주문고


세 번째다. 철학 책을 썼다고 철학 책 이야기 하는 것은 좀 어렵다. 시집은 시인의 시적 의경意境을 풀어놓으면 되고, 소설은 작가의 의도를 독자에게 설명하면 된다. 이 책을 내가 쓰기는 했지만 책 속에 온전히 나의 철학은 1% 정도나 될까? 대부분은 위대한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편철編綴한 것이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왜 이렇게 편철했는가 정도가 될 것이다.(편철 - #차승민 선생 표현)  


하지만 아무 이야기 하지 않는 것보다는 뭔가 이야기를 해서 그렇게 편철한 이유와 그런 주제로 책을 쓴 이유를 밝히는 것이 더 좋을 지도 모르겠다. 


2024년,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매우 험하다. 그래서 중심 잡고 살기가 만만치 않다. 삶에 철학이 필요한 이유다. 철학이라고 뭐 대단한 것이 아니다. 나는 누구이며(1권) 내 생각과 의지가 어떻게 이루어지고(2권), 그렇게 해서 마침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3권)에 도달하는 것을 나는 『중학교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책을 썼다. 하지만 책 제목이 ‘중학교 철학’이라고 얕잡아 보면 큰코다칠지도 모르는 내용이 책 속에 있다. 분명히 책을 읽어 보지 못한 누군가 이 책을 두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중학생 수준에 딱 맞고 정말 필요한 부분~”  


반은 맞고 반은 아니다. 필요할 수는 있지만, 수준은 아니다. 수준은 참으로 미묘한 문제다. 누군가 정하기는 하겠지만 그 누군가가 정해 놓은 것이 반드시 타당한지는 애매하다. 중학생 수준은 기본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좀 더 확장시키면 수준의 위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다만 내가 책의 제목에 ‘중학교’를 쓴 이유는 다음과 같다. 어린 시절 학교 운동장에서 놀이를 할 때, 특별한 모양을 그려 놓고 놀이를 한다. ‘중학교’라는 이름은 그런 놀이를 할 때, 그 모양을 결정하는 줄 긋기 정도의 의미일 뿐이다. 즉 범위에 대한 나름의 식별識別 기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8월 13일 이런 이야기를 진주문고에서 할 예정입니다. 강호의 선후배 제현께 그저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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