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 현동
부정한 모든 기운을 날리기 위해 주묵으로 글을 쓴다.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생각한 방법이다.
중추가절이라고 쓰려다가 만월 현동이라 썼다.
만월은 보름달이니 이야기할 필요가 없고,
‘현동’은 「장자」 ‘재유’, 「장자」 ‘거협’, 도덕경 41장, 도덕경 56장에 그 의미가 등장하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玄同’은 말 그대로 현묘한 같음이다. 현묘하다는 말은 의미는 매우 다양할 수 있지만 결국 道와 비슷한 뜻으로 볼 수 있다. 즉 ‘현동’이란 세속의 기준이 사라진 본래 상태로서 근원적인 균형의 상황이라고 상정해 볼 수 있다. 도덕경에서 말하는 현동은 “아는 자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로 풀이한다.
이를테면 ‘있다’, ‘없다’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그 두 개의 사태를 동시에 인식하는 것이다. 즉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사물은 항상 이러한 상반된 개념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것을 통찰하는 것이 어쩌면 ‘현동’ 인지도 모른다.
보름달 속에는 초승달과 그믐달, 그리고 반달이 모두 있다. 그것이 현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