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子之揶揄(노자지야유)
丘不遇治世*(구불우치세) 공자는 치세를 만나지 못했고
伯樂害善馬 (백락해선마) 백락은 좋은 말을 죽였느니.
維網卽無爲 (유망즉무위) 질서 정연함을 곧 무위이니,
聃唍天地忙*(담완천지망) 세상은 바쁜데 노자는 빙그레.
2024년 9월 25일 오후. 올해 자작 한시집을 정리할 때가 다 되어 간다. 올해 한시집 이름은 ‘天運천운’이다.
‘천운’은 『장자』 14편의 제목이다. 내용은 ‘장자’ 이후의 사람들(『장자』를 편집한 도가 사상가들)이 孔子공자의 도덕규범주의의 졸렬함과 시대착오성을 야유揶揄하고 비판批判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특히 노자와 공자의 문답이 많은데 논지는 역사를 변화의 관점으로 보아야 함을 강조한다. (실제 노자와 공자는 이런 대화를 나눈적이 없다. 다만 비유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또한 무위자연을 함지락론咸池樂論으로 해석하여 음악 철학의 희미한 그림자도 보인다.(함지는 요임금의 음악, 전 완전무결한 음악을 말한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20자를 뭉쳐 ‘노자의 야유’라는 제목아래 놓았다.
起句에서는 ‘천운’ 마지막에 등장하는 '공자'의 이이야 중에 '공자'가 72명의 군주에게 단 한 번도 쓰이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노자'에게 하소연하는 이야기가 나온다.(비유적 표현이다.) 그 이야기에 비유하였고,
承句의 백락伯樂은, 춘추春秋시절 진秦나라 사람으로 손양孫陽의 字이다. 그는 名馬를 잘 알아본 것으로 유명하다. 즉 말을 잘 알아보는 백락이 오히려 말을 잘 안다는 빌미로 말에게 멍에를 씌워 죽게 했다는 『장자』 ‘마제馬蹄’ 이야기를 비유하였다.
* 丘는 공자의 이름이다.
* 聃은 노자의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