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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Sep 29. 2024

존재와 시간 (5)

존재와 시간 (5)


1. 로고스의 개념


현재(하이데거 당시) 로고스의 다의적인 의미, 이를테면 이성(理性), 판단(判斷), 개념(槪念), 정의(定義), 근거(根據), 관계(關係)등이 있다. 이 중 ‘판단(判斷)’은 I. Kant가 주장한 ‘결합(結合)’이나 혹은 입장(立場)의 의미를 가지는 판단(判斷)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여 로고스(λόγος)는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 


즉 “‘말’이 되고 있는 ‘그것’을 드러나게 함.”


이 정의를 다시 하이데거는 하나씩 풀어헤친다.


1) ‘어떤 것을 보이게 한다’: 이것을 해석해 보면 ‘어떤 것’에 대해서 이야기되고 있는 ‘그것’(앞선 문장 전체, 즉 ‘어떤 것’에 대해서 이야기되고 있는)을 이야기하는 사람에게(다시 화자話者인 그 사람을 포함하여) 서로(그리고 청자聽者 역시 포함)에게 보이도록 하는 것.


2) 아포판시스(αποφανσιs, 알레테이아, 즉 진리)로서 로고스


① 이야기가 되고 있는 ‘그것’을, ‘그것’ 자체로부터(청자聽者)에게 보이도록 해준다.

② (대화에서 오가는 말이 진정한 말이라는 조건하에) 이야기의 내용이,

③ 이야기의 주제나 내용이 이야기되고 있는 그 상황에서부터

④ 발원되어야 하며,

⑤ 이야기함이, (즉 이야기를 주고받는) 이야기 과정에서

⑥ (이야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하여) 이야기되고 있는

⑦ 그 주제를 드러나게 하여 접근 가능하게 해야 한다.  


정리하여 비유적으로 말하면 다음과 비슷할 수 있다.(지극히 나의 개인적 의견)


어떤 주제(진정한 말, 따라서 진리라고 믿을 수 있는)에 대해 말할 때, 그 말속에 주제를 드러나게 하여 마침내 그 주제가 그 말의 이해를 가져올 수 있는 것.


2. ἀποφαίνεσθαι (apophainesthai)-아포파이네스타이: Aristoteles 


하이데거는 아리스토텔레스를 따라 로고스를 ‘델룬’ 또는 ‘아포판시스’로써 설명한다. ‘델룬’은, ‘명백하게 드러내 줌’이라는 말이다. ‘아포판시스’는 말해지고 있는 것을 ‘그것 자체로부터 보게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를 테면 ‘로고스’는 말(발화된 언어)이다. 말은, 그것이 말해질 때, 듣는 이에게 대상을 ‘발성된 말 그 자체를 통해’ 보게 한다. 이를테면 “숲 속에 한 마리 호랑이가 달린다”는 말은 듣는 사람(청자聽者)에게 ‘숲 속을 달리는 한 마리의 호랑이’를 보게 해 준다. 말은 말로 표현되어 그 대상에게로 눈길을 돌리게 하고, 그 분위기를 환기시켜, 재현시키기도 하고, 동시에 생각하게도 만든다. 


하지만 말을 통해 말한 사실을 바로 보게 할 수는 없다. 즉 ‘보임’은 말 자체일 뿐이다. 따라서 말은 단지 말의 대상 자체를 나타나게 해 주는 정도일 뿐이다. 진리로서의 로고스는 ‘말의 대상 자체를 나타내며(제시提示), (여기까지는 숲을 달리는 호랑이를 떠 올리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그 말의 대상(숲 속을 달리는 호랑이라는 사실)을 발화된 말 자체로부터 보게 해 준다. 즉 숲 속을 달리는 호랑이라는 사실 외에 그 이면의 상황까지도 그 말을 통해 보게 해 주어야 로고스일 수 있다. 단지 청자聽者는 그 말함에 반응하여 말의 대상을 그 ‘말해진 바’에 따라 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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