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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Oct 13. 2024

존재와 시간(7)

존재와 시간(7)


『존재와 시간』 개요


『존재와 시간』을 읽으면서 하이데거의 정교함에 휘말려 너무나 세부적인 것에 천착하다 보니 혼란과 정신적 예리함의 마비를 겪는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큰 그림을 자칫 놓칠 뻔했다. 전체적인 책의 얼개를 통해 나무와 숲을 동시에 보고자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의 구성을 큰 틀에서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현존하는 『존재와 시간』(1927년, ‘후설’이 펴낸 학술잡지 ‘철학 및 현상학 탐구 연보 Jahrbuch für Philosophie und phänomenologische Forschung’ 제8집에서 처음으로 발표되며 별책부록으로 출판된)은 서론과 본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론에서 하이데거는 존재물음의 ‘필요성’과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를 개괄적으로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존재물음은 철학의 초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가장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물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있다'(sein, 존재)라는 개념은 너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숙지되어 있어서 도리어 불투명한 것으로 남아 있으니, 무엇보다도 먼저 이 개념을 정확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한 정확한 용어의 정의를 위한 방법론으로 하이데거는 ‘현상학’을 활용하였다. 


1. 후설(Edmund Husserl, 1859~1938)의 현상학 


‘후설’의 현상학은 “zu den Sachen selbst!”(= the things themselves!) 사물 자체로!라는 말로 대표된다. 후설의 현상학은 칸트 학파의 논리적 구성주의를 넘고, 분석철학과는 달리 객관의 본질을 진실로 포착하려는 데에 중심을 두어, 철학을 경험과 의식의 구조들을 연구하는 최초의 과학("erste Wissenschaft"= Prima philosophia)으로 돌려놓는 것이었다. 


즉 ‘후설’은 분명한 인식을 획득하기 위해 모든 실재적인 것을 괄호 속에 묶어놓고 그것을 의식 속으로 환원해서 그 의식을 분석하려고 시도하였다.


2.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 1976)의 『존재와 시간 Sein und Zeit(약어로 SZ, 혹은 SnZ)』


하지만 ‘하이데거’는 ‘사물 자체로= zu den Sachen selbst’를 다시 한번 처음부터 되짚어가면서 이 책, 『존재와 시간』을 집필하였다. 결과론이지만 『존재와 시간』은 ‘후설’의 ‘사물 자체로’와는 거리가 멀어져 ‘실존’이라는 당시로서는 다소 낯선 세계에 당도하였다. ‘하이데거’는 이 책을 스승이었던 ‘후설’에게 헌정(EDMUND HUSSERL in Verehrung und Freundschaft zugeeignet, 존경과 우정으로 에드먼트 후설에게 바친다.)하였지만 안타깝게도 ‘후설’은 이 책 이후로 ‘하이데거’와의 관계를 절연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아마도 자신이 제시하고 구성했던 세계를 넘어선 ‘하이데거’에 대하여 거대한 이질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  

  

3. 책의 구체적 구성


1) 서론(Einleitung)


존재의 의미에 대한 물음과 설명(Die Exposition der Frage nach dem Sinn von Sein)을 두 개의 장(Kapitel= Chapter)으로 나눈다. (Kapitel 하위항목인 절은 ‘§’ 표시를 쓰며 『존재와 시간』전체를 83절로 나누어 설명한다.) 서론 아래에는 2장을 독립적으로 배치하여 서론의 핵심주제인 존재와 그 의미에 대한 질문의 필연성과 질문의 구조, 그리고 위계관계를 1장에서 설명하고, 2장에서는 존재에 대한 질문의 정교화와 이중작업(=먼저 기존의 존재론을 해체하고 그 기초 위에서 존재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구성해야 하는 일)에 대한 조사방법과 개요를 설명한다.   


1장은 존재물음의 필연성, 구조 그리고 우위(Notwendigkeit, Struktur und Vorrang der Seinsfrage), 2장은 존재물음의 정리작업에서의 이중의 과제, 탐구의 방법과 개요(Die Doppelaufgabe in der Ausarbeitung der Seinsfrage Die Methode der Untersuchung und ihr Aufriß)이다.


2) 1부, 1편~ 2편


1부(Teil=Part)는 ‘현존재를 시간성으로 해석하고 시간을 존재에 대한 물음의 초월론적인 지평으로 설명함’(Die Interpretation des Daseins auf die Zeitlichkeit und die Explikation der Zeit als des transzendentalen Horizontes der Frage nach dem Sein)이다. 즉 시간성의 관점에서 존재를 해석하고 존재를 초월하여 입증되는 시간성에 대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즉 이 책의 서술의 방향이자 동시에 종착지점이다.

    

하이데거는 1부라고 씀으로써 2부, 3부를 암시했지만 책은 1부에서 끝이 나고 만다.(정확하게는 1부도 3편 중 2편만 집필) 본래 계획은 1부(존재에 대한 예비적 기초분석, 존재와 시간성, 시간과 존재)와 2부 존재론 역사의 현상학적 파괴의 기본 특징(칸트에게, 데카르트에게, 아리스토텔레스에게)으로 계획되었지만 실제로는 1부의 ‘존재에 대한 예비적 기초분석’과 ‘존재와 시간성’만이 집필되었다. 


제1편(Erster Abschnitt= First section) 현존재에 대한 예비적 기초분석(Die vorbereitende Fundamentalanalyse des Daseins) 아래에 6장(Kapitel= Chapter)으로 나누어져 있다. 


1장 현존재를 예비적으로 분석해야 하는 과제의 설명(Die Exposition der Aufgabe einer vorbereitenden Analyse des Daseins) 아래에 9~11§이 있다.


2장 현존재의 근본구성틀로서의 세계-내-존재 일반(Das In-der-Welt-sein überhaupt als Grundverfassung des Daseins) 아래에 12~13§이 있다.


3장 세계의 세계성(Die Weltlichkeit der Welt) 아래에 14~24§이 있다.


4장 더불어 있음과 자기 자신으로 있음으로써의 세계-내-존재. “그들”(Das In-der-Welt-sein als Mit- und Selbstsein. Das “Man”) 아래에 25~27§이 있다.


5장 안에-있음 그 자체(Das In-Sein als solches) 아래에 28~38§이 있다.


6장 현존재의 핵심은 염려(Die Sorge als Sein des Daseins) 아래에 39~44§이 있다.


제2 편 현존재와 시간성(Dasein und Zeitlichkeit) 아래에 6장으로 나누어져 있다.(45§이 바로 이어져 있다.)


1장 (현존재의) 가능한 전체존재와 죽음을 향한 존재(Das mögliche Ganzsein des Daseins und das Sein zum Tode) 아래에 46~53§이 있다. 


2장 존재의 실제적 가능성에 대한 실존적 확신과 결단(Die daseinsmäßige Bezeugung eines eigentlichen Seinkönnens und die Entschlossenheit) 아래에 54~60§이 있다. 


3장 존재자의 온전한 존재 가능성과 염려의 존재론적 의미로서의 시간성(Das eigentliche Ganzseinkönnen des Daseins und die Zeitlichkeit als der ontologische Sinn der Sorge) 아래에 61~66§이 있다. 


4장 시간성과 일상성(Zeitlichkeit und Alltäglichkeit) 아래에 67~71§이 있다.


5장 시간성과 역사성(Zeitlichkeit und Geschichtlichkeit) 아래에 72~77§이 있다.


6장 시간성과 일상 시간개념의 근원으로서의 시간내재성(Zeitlichkeit und Innerzeitigkeit als Ursprung des vulgären Zeitbegriffes) 아래에 78~83§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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