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새벽
11월의 새벽 사진이다.
11월 아침 공기는 한 겨울처럼 날카롭지 않게, 냉기를 견딜 만큼 나에게 다가온다. 검은 것과 밝은 것이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이 시간은 아주 짧다. 매일 아침 4시경에 집을 나선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 제법 규모가 있는 저수지가 있다. 집에서 출발하여 그 저수지 주변을 돌아오면 약 6km 정도가 된다. 1시간 정도 걷고 돌아와 몸을 씻고 손을 모으고 단정하게 앉아 창 밖을 보면 11월 지금, 바로 사진의 이 풍경을 만나게 된다. 가끔은 아침 식사를 준비하다가도 이런 풍경을 만나면 바로 사진을 찍는다. 우주에서 이 새벽 풍경은 지금 이 순간뿐이며 어떤 날도 전혀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곳으로 이사 온 지난 10 수년, 이와 같이 매일을 지냈다. 앞으로 몇 년을 지속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유지되기를 겸허하게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