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니……
아침 조례를 들어가니 우리 반 반장이 물어본다.
“쌤! 무슨 일인가요?”
나는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대답했다.
“최후의 발악!”
아이들이 모두 웃는다. 반장이 다시 묻는다.
“또 그러지는 않을까요?”
돌연 섬찟했다. 오늘 하루도 잘 보내자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했지만 내내 찜찜하다.
--
80년대 20대였던 내 기억과 지금 우리 반 아이들(2007년생)의 기억에서 ‘계엄’이라는 단어가 공통으로 들어가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상상한 적이 없다.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준 (무슨 욕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이 잡놈들…… 어제 야자 감독 후에 집에서 뉴스를 보고 심장이 쿵쾅거려 잠이 들 수 없었다. 새벽 2시쯤 잠시 졸다가 4시에 일어나 새벽 운동을 하고 돌아와 뉴스를 보니 ……
나는 교사다.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야 될까를 고민했다. 전체적으로는 우리 역사의 비극이다. 누가 이런 비극적인 대본을 쓸 수 있을까?
비극적 역사 안에서 비극적 인물들이 비극적으로 스러져가는 이 참담한 역사의 반복을 아이들에게 어찌 설명해야 할까!
페이스 북에 짧은 단문으로 올린 수많은 말들 속에 한결 같이 이 어리석은 해프닝의 당사자를 비웃고 조롱한다. 하지만 그 잡놈들 뒤에는 여전히 18% 정도의 지지 세력이 있고 그들의 힘을 믿고 또 어떤 패악을 저지를지 모를 놈들이 이 놈들이다. 여당 국회의원들은 아마도 매우 혼란스러울 것이다. 어디에 어떻게 줄을 서야 할지…… 저들이 저지른 죄를 면피할 반전의 기회를 노릴 것인데…… 이 또한 비극이다.
야당이라고 다르겠는가? 이 틈을 이용하여 자신의 입지를 다지자는 것은 어젯밤 해프닝의 당사자와 오십 보 백보가 아닌가!
가정교육이 잘 못되었고 먹고 사느라 동네에서도 무관심 한 사이 머리 좋은 놈들은 최악을 배운다. 학교에서는 머리 좋으니 성적이 좋았고 성적 좋으면 대충 눈 감아주는 세상이 아닌가!(이 부분에서 교사인 나도 통렬히 반성한다.) 그 놈들이 욕망에 따라 뭉치고 뭉쳐 지금의 이 사태가 난 것이니 ……
교사로서 책임이 있다. 아직도 저 패거리들을 지지하는 18%를 키우는데 일조한 것도 교사다. 이 땅의 근대사를 엉망으로 만든 망국의 패거리들을 가르친 것도 교사다. 조선 시대 있었던 수많은 역모의 주인공들 역시 머리 좋은 유생이었고 과거를 거친 사람들이었다. 그들을 가르친 교사들……죽고 죽고 또 죽었지만 그 비극의 역사는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그 속에서 유지되어 온 교육이 문제라면!
깊이깊이 생각해 본다.
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