貴大患若身 큰 근심을 자기 몸처럼 귀하게 여기라
削迹而捐勢 (삭적이연세) 흔적을 없애고 권세를 버리면,
無責無負衆 (무책무부중) 책임도 없고 여러 사람의 부담도 없네.
如此行平易 (여차행평이) 이와 같이 쉬운데……
何仿佯虛中 (하방양허중) 어찌 허공을 헤매는가?
2025년 2월 8일 밤. 여러 가지 일로 대전을 다녀왔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여전히 흔적에 골몰하고 여전히 권세를 욕망한다. 책임 질 일은 책임져야 하지만 애당초 책임 질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이렇게 쉽고 간단한 것을 나는 과연 알고 있는가?
노자는 도덕경 13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귀대환약신貴大患若身’ 큰 근심을 자기 몸처럼 귀하게 여기라. 근심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먼저 근심이 생기지 않게 하고, 하는 수 없이 근심이 생기면 그 근심을 매우 신중하게 대하라는 이야기다. 근심을 곧 나를 위한 모든 경계로 삼으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