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氣相求*(동기상구)
夜中無聲來 (야중무성래) 밤 새 소리 없이 오더니,
黑白妙相應 (흑백묘상응) 흰 빛 검은 빛 묘하게 섞이네.
速解實初狀 (속해실초상) 빨리 녹아 본래 실상으로,
懼錯蓋白等 (구착개백등) 희게 덮여 고른 줄 잘못 알까 두렵네.
2025년 2월 12일 오전 11시. 새벽에 나가 보니 밤새 눈이 왔다. 길이 미끄러워 조심 조심 걸었더니 다리가 모인 듯 뻐근하다. 오늘이 음력 1월 보름이니 이 시기에 눈이 가끔 오기는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눈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아름다운 설경에 가끔 마음이 뺏기기도 하지만 눈의 본성, 이를테면 무언가를 덮어 본질을 가리고, 또 눈이 녹아 그 본질을 실상보다 더 분명하게 드러내는 눈의 작용 때문에 눈을 싫어한다.
* 제목에 같은 기는 서로 구한다고 쓴 이유는 숨길 것이 많은데 눈이 덮어주니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 썼다. 본래는 주역』건괘乾卦(乾下乾上)에 '같은 소리는 서로 응하고同聲相應 같은 기는 서로 구한다同氣相求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