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소비되는 것들.
김주완 대기자의 책 『어른 김장하』가 세상에 나오고 일어난 현상 중에 하나는, 평소 그 어른과 어떤 관계도 없던 인사들이 그 어른의 영향력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하겠다는 참 어이없고 얄팍한 사태들이었다. 이를테면 그 어른과 사진을 찍고 그 어른의 행적 중 일부를 자신의 삶 속에 슬쩍 집어넣는, 이런 말도 되지 않는 일들을 요즘도 자주 본다. 거기에는 대중을 아주 얕잡아 보는 심리도 있다. 즉 내가 이 정도 수준임을 보여주기 위해 유명인을 이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과 그로부터 일어나는 여러 일들이다.
최근 들어 그 어른과 엮인 또 한 명의 유명인사인 전 헌재재판관과 함께 찍은 사진도 심심치 않게 페북에 등장한다. 마케팅 전략으로는 그리 탓할 것은 못된다. 꽤나 효력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소비되는 그분들의 진정성은 어쩔 것인가? 이 부분에 이르면 참으로 난감해진다. 우리 사회의 소중한, 그리고 영예로운 자산이 천박한 자본주의적 마케팅에 의해 함부로 소비되는 현실은 참으로 낯 뜨겁다. 하기야 현재 대통령에 당선된 양반도 그 어른을 찾아왔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