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준식 May 24. 2017

표지 디자인에 감사하며,

장자, 오르세[를 걷다. 표지 디자인

                                        


책을 만들어 보기로 마음먹은 지 1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그 목표를 이루려는 즈음이다. 책의 내용은 어찌어찌하여 완성이 되었는데 책의 표지가 걱정이었다. 고민 끝에 십 년도 전에 학교를 졸업한 제자에게 염치없이 불쑥 부탁을 했더니 너무나 멋지게 만들어서 보내 주었다. 참으로 눈물 나게 고맙고 눈물 나게 멋지다. 


사실 나의 글이래야 겨우 그림 이야기와 장자 이야기 조금씩 섞어 놓은 것인데 제목은 거창하게 "장자, 오르세를 걷다"로 붙이고 나니 조금 두려운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미 50대 중반을 넘긴 내 기억의 정리라는 의미에서는 매우 큰 의의가 있다. 하여 스스로 발문에 이런 글을 써 놓았다. [한 번 더 나의 제자 김정선 과장(창신 리빙 미래 개발 부문 제품개발팀)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내가 지나온 시간의 좌표마다 형성되었을 미세한 결절점(수학적으로 함수 관계에 있을 수도 있다.)들이 연결된 곡선을 과거 혹은 현재 미래라고 부르기로 가정한다면, ‘변경’에 대한 생각은 그 결절점(좌표)의 형성 원인인 Y축과 X축의 값일 텐데, 이 값은 ‘프루스트’의 마들렌이나 ‘조이스’가 말한 우연한 환경일 수도 있고 ‘베르그송’처럼 하나의 값으로 표현되는 수많은 조직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시간은 내 기억을 꿰는 꿰미인 셈인데, 역설적으로 이 시간의 단절을 통해 기억을 봉인하거나 혹은 그 기억의 원인 값을 무효로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이미 흘러가버린 시간인데 기이하게도 아직도 존재하는 시간이고, 또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 분명해 보이는 시간 속에서 내 생각의 변화를 본다. 그 기억과 시간의 틈 사이에 이 글들이 어지럽게 존재하고 있었다. 하여 그것들을 묶어 하나의 기억으로 다시 저장하려 한다.


작가의 이전글 석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