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가자지구
이 지역 역사는 인류 문명 시작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지역을 구체적으로 지배한 최초의 국가는 이집트다. 그다음 앗시리아, 페르시아, 마케도니아, 다시 페르시아를 거쳤다. 이 지역의 원주민들을 그리스어로 ‘필리스티아’라고 부른다. ‘필리스티아’의 다른 말이 ‘블레셋’인데 성경에 의하면 이스라엘 민족의 철천지 원수인 사람들이다. 우리 귀에도 익숙한 삼손과 데릴라에서 그 데릴라와 다윗에게 죽은 골리앗 역시 블레셋 사람이다. 벌써 이 지역의 피 비린내 나는 현실의 역사적 배경이 느껴진다.
다른 지역의 전쟁도 발발한 원인을 따지자면 수도 없이 많지만 이 지역의 전쟁만큼 역사적으로 정치적으로 복잡한 원인도 없을 것이다. 특히 미국 등 서방 세력들이 개입되면서 좀 더 복잡해지고 좀 더 악랄해지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가자 지역의 인구는 2023년 통계에 따르면 230만 명이다. 면적 대비 인구로 친다면 인구 밀도는 6,507명/㎢이다. 압도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최악인 곳이다. (우리나라 ㎢당 515명 수준이다.) 공항도 없고 이렇다 할 항구도 없으며 국경도 거의 폐쇄된 거대한 감옥 같은 곳이 현재 가자지구의 현실이다. 그것도 모자라 이스라엘은 이 지역을 봉쇄하고 거기에 폭격을 가하는데 이유는 단 하나뿐, 하마스의 근거지라는 것이다. 그럼 하마스는 누구인가?
하마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의 수니파 이슬람주의 및 민족주의 정당이자 동시에 준군사조직이다.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 무장 투쟁을 주도한다. 하마스는 하라카 툴 무까와마 할 이슬라미야(Ḥarakat al-Muqāwamah al-ʾIslāmiyyah)의 머리글자를 딴 말이며 ‘이슬람저항운동’을 의미하고 아랍어로 ‘힘’을 의미하기도 한다. 1987년 이맘(지도자) Ahmed Yassin(아메드 야신)이 이스라엘의 폭압에 저항하기 위해 창당했다. 그는 2004년 이스라엘에 의해 암살된다. 벌써 이 지역의 비극적 상황이 느껴진다.
1987년 이후 대 이스라엘 무장 투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면서 많은 지도자들이 암살되었다.(이번 전쟁 이후 직접적인 암살과 공습으로 여러 명이 살해되었다.)
2024년 7월 하마스 최고 지도자 이스마엘 하니에, 군 지도자 모하메드 데이프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살해
2025년 5월, 가자지구 하마스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 모하메드 신와르 형제 살해
2025년 8월 하마스 대변인인 아부 오바이다 공습 살해
현재 전쟁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2023년 알아크사 모스크를 중심으로 이스라엘 유대인들과 팔레스타인 무슬림들이 여러 차례 충돌한 이후 현재의 전선으로 확대되었는데 여기에는 현 이스라엘 정부(네타냐후)의 권력 유지, 미국의 이해득실, 주변 국 특히 아랍권 국가의 국익 우선의 경제적 계산이 더해지면서 현재도 유지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목적은 이 전쟁을 통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를 완전히 폐허로 만들고 더 이상 사람이 살지 못하게 하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정치적으로 네타냐후 본인의 집권 연장도 크게 한 몫을 하고 있다.
어떤 협상도 효험이 없는 현재의 가자지구 전쟁은 수많은 어린이와 노인들의 죽음을 양산하고 있으며 이것이 또 다른 피의 복수를 가져올 뿐이다. 전쟁은 제발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