寢中神遊*(침중신유)
曇日斟幽遠 (담일짐유원) 흐린 날 아득함을 짐작해 보니,
盡緣枯葉落 (진연고엽락) 인연 다한 마른 잎의 떨어짐이라.
光陰澹然去 (광음담연거) 시절은 담담히 흘러가는데,
虛體隨意返*(허체수의반) 허망한 실체는 생각 따라 돌아오는구나.
2025년 9월 25일 오전. 어제 오후에 비가 오더니 엄청난 습기가 천지에 가득하다. 내가 알고 있는 가을비가 아니다. 살아오는 동안 자면서 꿈을 잘 꾸지 않는다. 잠을 자는 시간이 비교적 짧고 깊기 때문일 것이다. 퇴직 이후에도 변함없는 일상이 유지되기 때문에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 하지만 가끔 꿈을 꾼다. 끝없이 흘러가는 것으로부터 여전히 돌아오는 허망한 실체를 본다.
* 침중신유: 꿈을 풀어쓴 말이다.
* 허체수의반: 정판교의 시에서 차운함. ‘판교’는 아호이고 이름은 ‘섭’이다. 청나라 중기의 문인이자 화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