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日素描
春雨斜劃飄 (춘우사획표) 봄 비 사선을 그으며 흩어지더니,
細滴懸欄妙 (세적현난묘) 가는 물방울 난간에 매달렸구나.
我望久立于 (아망구립우)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고 있으니,
眞象暗來表*(진상암래표) 슬그머니 나타나는 진리의 모습.
2018년 3월 15일 봄비가 제법 많이 온다. 비 내리는 풍경을 한 참 바라본다. 창틀 난간에 맺힌 물방울은 소리 없이 뚝뚝 떨어지고 세상은 한 없이 고요하다. 진리의 모습이란 늘 변화무쌍하다가도 동시에 늘 같은 모습으로 현현한다. 하여 무상한 자연의 변화는 위대한 진리이자 스승이다.
* 선종의 많은 公案(공안) 중에 만상 속에 홀로 몸을 드러낸다.(萬象之中獨露身:만상지중독로신)의 의미를 용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