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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Apr 08. 2018

궁남지에서 봄을 보다.

於抱龍亭(어포룡정) 포룡정에서 *


風和垂柳新草生(풍화수류신초생) 바람 따뜻하니 늘어진 버드나무 새싹이 돋고, 

花片夢下徘淵中(화편몽하배연중) 꽃 잎은 꿈처럼 내려 연못 위를 오라가락. 

國破幾化留談屢(국파기화류담루) 나라가 망했으니 같은 것 하나 없지만  

이야기만 남아, **

鯉魚知誺噞水中(리어지치엄수중) 잉어는 아는지 모르는지 물속에서 뻐끔뻐끔. 



2018년 4월 3일 오후. 수학여행 첫째 날 백제의 옛 도읍 사비(부여) 성 남쪽 궁남지에 서다. 궁남지는 『삼국사기』 무왕 35년(634) “3월에 궁 남쪽에 못을 파고 20여 리나 먼 곳에서 물을 끌어들여 못 언덕에는 수양버들을 심고 못 가운데는 섬을 만들었는데 방장선산(方杖仙山: 도교에서 신선이 노니는 산)을 모방하였다”라고 되어있는 것으로 보아 연못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지금은 서동공원으로 명명되어 있는데 아마도 무왕이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서동요’가 그 연원일 것이다. 망국의 느낌과 봄의 느낌을 몇 가지로 추려 시를 쓰다. 


* 抱龍亭은 궁남지 가운데 있는 정자 이름. 

** 두보의 春望, 첫 구절을 용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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