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준식 Apr 12. 2018

사과 꽃

柰花 (내화) 사과 꽃 


春花無不婉 (춘화무불완) 봄 꽃 예쁘지 않은 것 없으니, 

常致一爲天*(상치일위천) 언제나 자연과 한 마음. 

妙容更來纁 (묘용갱래훈) 분홍색 묘한 모습으로 다시 왔는데, 

那日過無情 (나일과무정) 어찌하여 세월은 무정하게 지나가는지. 


2018년 4월 12일 점심시간, 학교 뒤편에 사과 꽃이 핀다. 아름다움이란 지극히 상대적인 일이지만 봄 꽃을 보는 내 눈은 항상 아름답다. 어차피 저 사과 꽃 이내 지고 말겠지만 꽃 피는 지금 이 순간은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숨 막히는 아름다움이 있다. 꽃의 본성을 생각하면 사실 눈에 보이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저 새로운 생명을 위한 과정일 뿐, 그 어떤 의미부여도 꽃의 실체와는 무관하다. 시간이 지나면 꽃은 지고 그 꽃으로 말미암은 열매를 우리는 보게 될 것이다. 이러한 순행으로부터 나의 삶을 되짚어 본다.   


* 청나라 초기의 위대한 한족 출신 화가 八大山人(1624-1703)의 시 題山水冊 중 遠意一爲林(원의일위림 : 먼 뜻이 숲과 하나가 되네)를 용사함.

작가의 이전글 궁남지에서 봄을 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