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자 물이 불어나 모든 물이 황하로 흘러들어 출렁이는 물결의 광대함이 양쪽 기슭에서 건너편 물가에 있는 소와 말이 구별되지 않을 정도였다. 이렇게 되니 황하의 神 河伯은 欣然(흔연 - 기쁘거나 반가워 기분이 좋다.)하여 천하의 아름다움이 모두 자기에게 집중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흐름을 따라 동쪽으로 흘러가서 北海에 이르러 동쪽을 바라보았더니 물의 끝을 볼 수 없었다.
이렇게 되자 河伯이 비로소 그 얼굴을 돌려 멍한 눈으로 北海의 神 若을 바라보고 탄식하며 이렇게 말했다. “세간의 속담에 이르기를 ‘道에 대해 조금 들었다고 세상에 나만 한 사람이 없다고 우쭐댄다.’고 했는데 바로 나 같은 사람을 두고 한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나는 일찍이 仲尼의 見聞을 적다 하고 伯夷의 義로운 행동을 가벼이 여기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내가 그것을 믿지 않았더니만, 지금 나는 그대의 끝을 헤아리기 어려운 廣大함을 보았습니다. 그러니 내가 당신의 門에 이르지 않았던들 위태로울 뻔했습니다. 나는 〈하마터면〉 大道를 깨달은 사람들에게 길이 비웃음을 당할 뻔했습니다.”
北海若이 말했다. “우물 안 개구리에게 바다에 관한 이야기를 해줄 수 없는 것은 자신이 머무는 공간에만 얽매여 있기 때문이며, 여름 벌레에게 얼음에 관한 이야기를 해줄 수 없는 것은 자신이 사는 때에만 얽매여 있기 때문이며, 曲士(곡사 – 생각이 비뚤어진 선비)에게 道에 관한 이야기를 해줄 수 없는 것은 자기가 알고 있는 敎理에 속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대는 황하의 양쪽 기슭 사이에서 벗어나 큰 바다를 보고 마침내 그대 자신의 보잘것없음을 알았으니, 그대와는 함께 커다란 道理에 관해 이야기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