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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Jun 19. 2018

어두워지는 풍경


深深妙虛乎 (심심묘허호) 깊고 깊은 묘한 허공이여! 


綠彩潛夕陽 (녹채잠석양) 녹색 빛 석양에 잠기고, 

煩惱隱不遠*(번뇌은불원) 번뇌는 멀지 않은 곳에 숨는구나. 

闕銷漸暗黑 (궐소점암흑) 큰 집 어둠 속으로 스며들지만, 

恒如遮日焉 (항여차일언) 가려진 태양은 한결같아라.  


2018년 6월 16일 토요일 오후 7시경 혁신도시. 높은 곳에서 스마트 폰으로 촬영한 장면을 며칠 째 두고 보다가 마침내 6월 19일 오후에 글을 붙인다. 태양이 얇은 구름에 가려져 시간보다 조금 더 빨리 어둑어둑해져 보인다. 녹색으로 빛나는 산 빛은 어두워지면서 색을 잃고, 거대한 경기장도 어둠 속으로 조금씩 스며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낮 동안 번성했던 생각만은 오직 사라지지 않고 저 만치 어둠 속으로 숨는다. 다시 아침이 오면 어김없이 나에게 다가 올 것이다.   

 

* 24시품 중 沈着(침착)을 차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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