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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Jul 19. 2018

압척초 2018

希音*


朝光露玄妙 (조광로현묘) 아침 햇살에 현묘함 드러내니

世中何絶葩 (세중하절파) 세상에 무엇이 빼어난 꽃인가?

只俛望姃容 (지면망정용) 다만 구부려 단정한 모습 바라볼 뿐,

至極此不傍 (지극차불방) 경지 높으니 가까이 할 수 없어라.


2018년 7월 19일 출근 길. 학교 주차장 뒤편 담장 밑으로 압척초(양 달개비)가 현묘한 모습으로 나를 맞이한다. 문득 노자의 한 구절을 떠 올렸다. 노자 제 41 장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大方無隅.大器晩成.大音希聲.大象無形(대방무우.대기만성.대음희성.대상무형). 즉, 큰 네모는 모난 것이 없고, 큰 그릇은 늦게 만들어 진다. 큰 음악은 들리지 않고, 큰 물체는 그 모양이 보이지 않는다. 저 작고 희미한 꽃을 피우며 아침을 맞이한 후 오전이 다 지나기도 전에 어김없이 시들고 만다. 하지만 그 사이 퍼져나오는 엄청나고 큰 음악을 나는, 아니 우리 모두는 들을 수 없다. 希音(희음)은 그것을 상징하는 역설적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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