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절이라니! 정신 나간!

by 김준식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사용한 태극기


대한민국 임시정부(大韓民國臨時政府, 영어: Provisional Government of the Republic of Korea, 1919년 ~ 1948년)는 1919년 3월 1일 선포된 3·1 독립선언문에 기초하여 일본 제국의 대한제국 침탈과 식민 통치를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나아가 한반도 내외의 항일 독립운동을 주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설립된 대한민국의 망명정부이다. 같은 해 9월 11일에는 각지의 임시정부들을 통합하여 중국 상해에서 단일 정부를 수립하였다. (위키백과 참조)


임시정부는 1919년 9월 11일 임시 헌법을 제정, 선포하여 국호는 '대한민국'으로 하고, 정치 체제는 '민주공화국'으로 하면서 대통령제를 도입하고 입법·행정·사법의 3권 분리 제도를 확립하였다. 하지만 구 황실을 우대한다고 명시하여 아직은 입헌군주제적 영향을 벗어나지 못한 헌법이기도 했다. 임시정부는 국내, 외의 독립운동을 활발하게 전개·지원하였고, 중국 국민당, 소련, 프랑스 등으로부터 경제적·군사적 지원을 받았다.


올해도 광복절이 내일로 다가왔다. 약 10여 년 전부터 광복절이 되면 어김없이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건국절 이야기다. 이 황당하고 정신 나간 이야기의 근원은 다음과 같다.


80년대 중반까지 마르크스 학파였다가 그 뒤 뉴라이트로 전향한 안병직 교수의 제자 중 이영훈(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이라는 교수가 2006년 7.31일 동아일보에 이런 글을 올린다.(동아일보라니!) “우리도 건국절을 만들자!”라는 칼럼을 올리면서 건국절 파문이 시작되었다. 그 기사 중에 이런 망발이 나온다.


“나에게 1945년의 광복과 1948년의 제헌, 둘 중에 어느 쪽이 중요한가라고 물으면 단연코 후자이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우리 2000년의 국가 역사에서 처음으로 ‘국민주권’을 선포했고 국민 모두의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였다. 제헌 그것의 거대한 문명사적 의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반면 1945년 8월의 광복에 나는 그리 흥분하지 않는다. 당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그 감격이야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으랴. 그렇지만 후대에 태어난 사람의 입장이 반드시 같을 수는 없다.”


이런 학자가 서울대학교에서 우리의 머리 좋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광복을 위해 피땀 흘린 우리 선열들을 두고 어찌 이런 망발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국민주권은 앞서 말한 임시정부의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다. (대한민국 임시 헌법 제2조 대한민국의 주권은 대한 인민 전체에 있다.) 그런데 1948년 헌법이 처음이라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신체의 자유도 1919년 4월 11일 제정 헌법에 완벽하게 규정되어 있다.( 제4조 대한민국의 인민은 신교 언론 저작 출판 결사 집회 신서 주소 이전 신체 급 소유의 자유를 향유함.) 그런데 이 교수는 이 모두를 얼버무리고 1948년 정부 수립을 중요하다고 하면서 이 날을 건국절로 하자는 이야기를 한다. 이것은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은 제헌헌법의 헌법정신을(대한민국 제헌헌법 전문 중 우리 대한 국민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깡그리 무시하고 동시에 대한민국의 민족사적 정통성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일이 틀림없다. 이런 정신 나간 학자의 이야기를 증폭시킨 것은 당시 한나라당이었다.


2007년 9월 한나라당의 정갑윤 의원이 광복절을 건국절로 변경하는 국경일 법안을 제출하면서 이 말도 되지 않는 일이 수면 위로 오르게 되었고, 2008년 이명박 정부가 건국 60년 기념사업위원회를 출범하고 건국 60년 기념식을 거행함에 따라 논란이 격화되었다. 참으로 땅을 치고 한탄할 일이다. 조국의 광복을 위해 머나먼 이국 땅에서 천신만고 끝에 얻은 광복의 역사를 깡그리 무시하고 1948년 제헌헌법으로 탄생한 그 날을 건국절로 하자니 이것은 친일과 친미로 점철되어 온 무리들의 자기 합리화 술책이 아닐 수 없다. 즉, 이제 지난 일은 없던 것으로(친일의 과오를 무시하고 혹은 모른 척하고) 하고 여기서(1948년에 헌법도 만들고 새 정부도 만들었으니) 새롭게 시작하자는 말인데 그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한 집안의 역사도 족보를 통해 오래오래 기억하려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고난의 길을 걸었던 1919년 이후 임시정부의 위대한 행적과 활동을 없던 것으로 하고 1948년을 대한민국의 건국일로 하자는 이들의 주장은 민족과 역사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올해도 이런 주장이 곳곳에서 들린다. 과연 이들은 대한민국 사람인가? 아니면 여전히 일제의 식민통치 시절 사람인가? 아니면 미국의 자치령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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