夏去中 여름은 가고 있는데.
歡戚本無原 (환척본무원)*기쁨과 슬픔이 어디로부터 오는지 알 수 없듯,
季易無故轉 (계역무고전) 계절 바뀜도 이유 없이 돌아갈 뿐.
風醮冥忽寂 (풍초명홀적) 바람은 야위어지고 하늘은 문득 고요한데,
不得又未展 (부득우미전) 뜻을 알지 못하니 펼 수도 없네.
2018년 8월 21일 점심시간. 모든 것을 녹일듯한 뜨거운 여름이 조용하게 지나가고 있음을 본다. 문득 하늘이 높고 푸르다. 계절의 변화는 그렇게 늘 있어왔다. 다만 내가 그 절대적 진리를 여전히 깨닫지 못한다. 뜻을 알 수 없으니 그대로 느낄 수도 또 살아갈 수도 없다. 그리하여 한 계절을 또 보내고 있을 뿐이다. 멀리 태풍 소식이 있다.
*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진 유배 시에 쓴 연작시 遣憂(견우 – 근심을 보내고)를 용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