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日所懷 (우일소회)
電光偖瑣煩 (전광차쇄번) 번개, 사소한 생각을 찢고,
雨歇霧聚渙 (우헐무취환) 비 사이로 안개는 오락가락.
竟淸凡向蕭 (경청범향소)*마침내 맑아져 세상은 쓸쓸하겠지만,
今涷不停漫 (금동부정만) 지금, 거센 비 하염없어라.
2018년 8월 27일 오전. 토요일 밤부터 시작된 비가 거세게 내린다. 비 내리는 월요일 아침 우두커니 창 밖을 보다가 문득 떠 오른 생각을 옮긴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라지만 너무나 심하게 내리니 걱정이 앞선다. 나이 듦이다. 이런 저런 생각이 번개소리에 흩어지고 비는 하염없이 쏟아진다. 하지만 이내 바스락거리는 건조한 가을이 올 것이다.
* 추사의 與黃山同籬宿石瓊樓(여황산동리숙석경루)의 시적 풍경을 용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