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책을 준비하며

by 김준식
2018년 8월 28일 비 개인 뒤 하늘.

오늘은 더웠지만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어 참 좋았다.


2018년 새로운 책을 준비하며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본질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다만 여러 가지 외부적 환경에 따라 해석과 판단이 차이를 만들 뿐, 태어나서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절대적인 순리는 변함이 없다. 따라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삶의 진리라고 이야기하는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면, 간혹 어떤 것들은, 지극하고 절대적인 이치라기보다는 흔히 우리의 삶에서 놓치기 쉬운 이야기들과 쉽게 간수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잘 정리하여 적당한 꿰미에 꿰어 놓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일반의 우리가 감히 따라잡을 수 없는 경지의 이야기가 이러한 것보다는 월등하게 많지만 말이다.


오십 년 이상을 살아오면서 세칭 절대적 진리에 가깝다고 일컬어지는 이야기를 이것저것 읽고 또 보았다. 하지만 스스로의 根機(근기)가 이 절대적인 진리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인지 몰라도 나의 존재를 망각할 만큼 절대적이고 매혹적인 진리를 만나지는 못하였다. 안타까운 일일 수도 있고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일 수도 있으리라. 그래도 이런저런 이야기들 중에 중국의 ‘장자’와 인도의 ‘부처’가 가장 나에게 강한 영향을 주었음은 분명하다. 그중 일반적으로 ‘장자’라는 사람이 썼다고 인정되는 『장자』는 40대 이후의 내 삶에 매우 큰 영향을 준 책이 분명하다. 그런가 하면 ‘부처’의 말씀은 10대 중반, 참으로 훌륭하신 스님 세 분을 만나 그분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크게 감동하여 ‘출가’까지 마음을 먹었으나 ‘부처’의 말씀처럼 인연이 없어 다만 큰 가르침으로 내 어린 삶의 방향이 되기도 했다.


특별히 ‘장자’ 이야기가 나의 관심을 끈 것은, 그가 살았던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의 시대적 상황이 2300년이 지난 대한민국, 거기서 40대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던 나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느낀 것에 기인한다. 눈으로 보이는 현상은 엄청난 시간 차이를 보이지만 조금만 더 깊이 현상을 관찰해보면 2300년의 시간 차이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를테면 ‘장자’가 자주 이야기하는 절대적 위험(『장자』 외편 산목에 등장하는 사마귀와 매미 이야기)은 2300년 전이나 40대의 당시나 그렇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어쨌거나 이런 이유로 2017년에 장자 이야기를 기초로 한 서양의 그림이야기 책을 펴 냈으나 어설픈 글과 도대체 알 수 없는 모호함 탓에 독자로부터 외면받고 말았다. 하여 올해에는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독자에게 나의 진의를 설득력 있게 전달할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먼저 『장자』의 여러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책의 소 제목을 정한 뒤 그 소제목으로부터 유추되는 이야기를 담은 서양 그림을 조합하고자 한다. 이번 책의 그림들은 독일 뮌헨 소재 피나코테크 미술관 그림들이다. 2300년 전 중국의 장자, 그리고 독일 미술관의 서양 그림.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것을 나의 영감을 통해 고리를 만들고 그 고리를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면 분명 독자들은 호기심을 가지고 나의 글을 읽어 볼 것이다. 쉽게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이런 나의 노력은 시대와 공간을 넘어 사람들의 삶을 늘 관통하고 있는 정신을 발견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 완전히 정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책의 소제목은 대충 이러하다.


1. 졸렬하거나 위대하거나

2. 우물과 개구리

3. 다시 찾은 검은 구슬

4. 노나라의 술맛이 없으니……

5. 불이법문(不二法門)


이상 5부로 나누었다. 각 제목은 『장자』 의 내용을 토대로 약간 조정하여 만들었으며, 각 부 제목을 기초로 하여 독일 피나코테크의 그림 6편을 편성하여 총 30편의 『장자』이야기와 피나코테크 그림이야기를 연결시키고 그것에 대한 나름의 이야기와 글쓴이의 해제를 넣어 이야기를 완성해 볼 예정이다. 기본적인 글은 이미 완성하였고 연결고리를 가지는 글들을 끼워 넣고 글쓴이의 해제를 넣는 단계가 남았다.


스스로를 격려하고 또 추진의 의지를 가지기 위해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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