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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Sep 28. 2018

혜자와 Leibniz

似萊布尼茨之單子論與惠子之公理 (사래포니자지단자론여혜자지공리)**

라이프니츠의 ‘단자론’이 혜자의 뜻과 닮았다.


至大無外謂大一 (지대무외위대일)*지극히 큰 것은 밖이 없으니 일러 큰 하나요,

至小無内謂小一 (지소무내위소일) 지극히 작은 것은 안이 없으니 일러 작은 하나라.

不因不果鑑然鏡 (불인불과감대경) 원인이나 결과는 없지만 거울처럼 비치고,

忘遂本關無小㸢 (망수본관무소비) 마침내 근본과 관계를 잊으니 작은 창조차 없구나.


2018년 9월 28일 새벽, 혜자와 라이프니츠의 관계를 생각하다. 혜자에 대한 이야기는 장자 전편에 자주 등장하지만 혜자를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글은 장자의 맨 끝, 33편 천하의 마지막에 등장한다. 거기에는 유명한 혜자의 여러 공리가 등장한다. 공리(公理 Axiom)의 본래 뜻은 '공공적으로 시인된 것'이라는 의미이지만, 일반적으로 공리란 일정한 이론체계의 맨 앞에 있고 그 체계에서의 다른 모든 명제가 그로부터 도출되지만 그 자신은 좀더 고차적인 원리로부터 도출될 수 없는 기본전제로서 세워지는 일군의 명제들을 의미한다. 공준(公準 Postulate)과 비슷한 뜻이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공리가 수학적 철학적 원리를 기초하는 것이라면, 공준은 과학적 원리를 기초하는 것으로 이해 할 수 있다.   


* 혜자의 공리 중 “지극히 커서 밖이 없는 것을 일컬어 큰 하나라 하고, 지극히 작아서 안이 없는 것을 일컬어 작은 하나”라는 공리가 있다. 이 이야기는 (秋水 추수)편 제1장에서 “지극히 작은 것은 보이지 아니하고 지극히 큰 것은 밖에서 에워쌀 수 없다.”고 한 것, (則陽 칙양)편 제9장에서 “작기로는 견줄 것이 없는 정도에까지 이르고 크기로는 둘러쌀 수 있는 것이 없는 극대에까지 이를 것이다.”라고 한 대목과 거의 같다. 


**‘單子論(단자론), Monadologia’은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Gottfried Wilhelm Leibniz, 1646 ~ 1716)의 작품이다. ‘단자론’에서 중요한 것은 단자의 개념정의이다. 라이프니츠에 의하면 단자는 구성된 것이 아니고, 부분을 가지지 않는, 엄밀하게 단순한 실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성으로서 상태를 가진다. 속성을 가지지 않으면 모든 단자는 구별하지 못하고, 복수의 단자가 있다고는 말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단자는 거울과 같고, 동시에 어떠한 창도 가지지 않는다. 라이프니츠를 중국인들은 ‘래포니자’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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