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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Oct 05. 2018

莊嚴法鼓樓 (장엄법고루)

莊嚴法鼓樓 (장엄법고루)


鼓鳴皮依木*(고명피의목) 북 울리니 가죽은 나무에 의지하고,

復㗽此由革 (부향차유혁) 다시 북채는 가죽으로 말미암으니.

法鼓啓衆生 (법고계중생) 법고는 중생을 깨우고,

一音卽無聲*(일음즉무성) 한 소리는 부처의 음성이라! 

風鐸而翏拼 (풍탁이료평) 풍경은 바람을 따르고,   

至高展淸淨 (지고전청정) 하늘은 맑게 퍼져있구나. 

屋檐攤大鵬 (옥첨탄대붕) 처마는 큰 새처럼 날개를 펼치니,

世尊盹法殿 (세존순법전) 부처는 법당에서 졸고 계시네


2018년 10월 3일, 구례 화엄사를 방문하다. 화엄사에는 특이한 점이 많다. 각황전이라는 건물이 있고 거기에는 석가세존을 중심으로 아미타불과 다보여래가 계신다. 통상의 절에 석가세존이 계시는 대웅전에는 비로자나불이 계신다. 이것은 아마도 대웅전보다 각황전이 상대적으로 매우 큰 건물이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또 보통의 사찰에 사물(범종, 법고, 목어, 운판) 중 범종을 따로 설치한 범종각만 있는데 화엄사에는 법고를 모셔두는 법고루가 있다.(물론 범종각도 있다.) 새로 지은 법고루는 처마가 보통 전각보다 길게 뻗어, 멀리서 보면 마치 큰 새가 날개를 펼친 모습과 비슷하다. 


* 법고에 대한 이야기는 금광명최승왕경  의공 만원품에 등장한다. 즉, “법고 소리는 나무로부터 나오는 것도 아니고, 가죽과 북채로부터 나오는 것도 아니며 삼세(三世)에서 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니, 이것은 곧 나지 않는 것이다.” 


* 무음(성)은 부처님의 소리이고, 부처님의 소리는 곧 원음(圓音)이다. 북소리는 특정한 곡조가 없는 소리이기 때문에 일음이고, 일음(一音)이 곧 원음이다. 그러므로 북소리는 부처님의 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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