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준식 Oct 14. 2018

가을 생각

秋懷


匡坐望商元 (광좌망상원) 바른 자세로 앉아 가을 하늘 바라보니, 

天雯非常乎 (천문비상호) 하늘에 구름무늬 예사롭지 않아라!

諸物還寥已*(제물환요이) 여러 사물은 텅 빈자리로 되돌아 가는데,

伊人留慢憍 (이인유만교) 오직 사람만 아무렇게나 머물러 있구나. 


2018년 10월 13일 토요일 오후. 내가 살고 있는 금산 못 위 하늘을 바라다보니, 이미 가을 하늘은 매우 높아져있고 구름 모양도 예사롭지 않다. 가을이 되면 여러 사물들은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가 겨울을 보낼 준비를 한다. 하지만 오직 사람들만 끊임없이 방만하고 교만해지니…… 나 역시 그 가운데 있다. 


* 『장자』 ‘지북유’ 11번째 이야기에는 ‘동곽자’가 ‘장자’에게 ‘도’가 어디에 있는지 묻는다. 이때 ‘장자’는 요이오지(寥已吾志, 내 뜻이 고요해짐)의 경지를 설명한다. 즉 텅 비어 고요한 자리에 ‘도’가 있을 수 있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한로를 지나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