至樂*
曇天本無境 (담천본무경) 흐린 하늘 경계 없고,
落葉時時散 (낙엽시시산) 낙엽은 때때로 흩어지누나.
恒心寂然漠*(항심적연막) 마음은 언제나 고요하여 아득한데,
一葉忽空判 (일엽허공판) 잎 하나 문득, 허공을 가르네.
2018년 10월 29일 월요일 아침 출근길. 학교 정문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고 있다. 하늘은 안개로 뿌옇다. 이렇게 가을이 깊어지고 있음이다. 마음으로 계절을 느끼고자 애쓰지만 우주의 변화는 언제나 아득하기만 하다.
* 至樂은 장자 제18편의 이름이다. ‘지극한 즐거움’이라는 뜻이다.
* 寂然은 寂然不動(적연부동)에서 나온 말이다.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周易 繫辭傳 上(『주역』 계사전 상)에 易 無思也 無爲也 寂然不動 感而遂通 天下之故 (역 무사야 무위야 적연부동 감이수통 천하지고) 역은 아무런 생각함도 없고 행 함도 없어서 적연 부동하다가 감응하면 천하의 모든 이치에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