宇宙之秋
多色明滅處處中 (다색명멸처처중) 곳곳마다 온갖 색 나타났다 사라지니,
萬像無影來緣起 (만상무영래연기) 인연 따라 왔으나 그림자조차 없어라.
心中曇天滴散亂 (심중담천적산란) 마음 속 흐린 하늘, 빗방울만 어지럽고,
顧考過月虛然溢*(고고과월허연일) 돌아 본 세월 비어있어 가득하여라.
2018년 11월 8일 점심시간. 학교 정문에 서 있는 아름다운 노란 은행나무를 본다. 결국 아름다움이란 비워지는 것이다.
* 虛然溢(허연일): 경봉 선사 법어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