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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Nov 26. 2018

歲月去矣

歲月去矣 세월은 가고


曛晡紫光滿 (훈포자광만) 해질 무렵 보랏빛 가득하니,

愚人視茫然 (우인시망연) 어리석은 이 망연히 처다 보네.

類庚外不斟*(류경외부짐) 단단하여 바깥에서 짐작조차 못하지만,

此日又漸悆 (차일우점여) 이 하루 또 잊혀 갈 텐데. 


2018년 11월 24일 주말 오후. 여러 가지 복잡한 일로 열흘 정도 글을 쓰지 못했다. 다만 생각만 무성할 뿐, 문자로 만들 수 없는 것들이어서 마음이 정리되기를 기다렸다. 가끔은 스스로에게 여유를 주어야 한다. 스스로의 한계를 스스로 벗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그저 기다릴 뿐이다.  


몇 주 전에 촬영한 석양 사진이다. 사진에 적당한 글을 지으려 했으나 결구를 완성할 수 없어 오래 끙끙거렸다. 문득, 오늘 오후 먼 산을 바라보다가 생각이 떠 올랐다. 늘 완벽하지는 않다. 능력대로 글을 쓴다. 11월 말의 느낌과 또 2018년 말의 느낌을 떠올리며.   


* 조선 숙종과 영조 때의 문신 李天輔(이천보)의 문집 晉庵集(진암집)에 자연을 묘사한 글의 이미지를 용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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