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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Dec 12. 2018

於晩夜至睆紫曉

於晩夜至睆紫曉(어만야지환자효) 해질녁에서 별 반짝이는 새벽까지.


漠中細朓沬*(막중세조매) 어두운 하늘 가운데 가는 그믐달 희미하고

吹凓衿幽狡 (취률금유교) 찬 바람 불어 소매 속으로 재빠르게 숨네.

世哄內同搖 (세홍내동요) 떠들썩한 세상 마음과 같이 어지러운데,

壁台昭與曉*(벽태소여효) 벽성과 삼태성이 금성과 더불어 밝구나.

滄風吹時定 (창풍취시정) 찬바람 가끔 불다가 그치고,

薄雲北偕鳥*(박운북해조) 얇은 구름 새와 더불어 북쪽으로 가네.

無常住恒邊 (무상주항변) 언제나 변하여 머무름 없음이여,

望山滲玄曉 (망산삼현효) 먼산에 번져오는 붉은 자주 빛 아침.


2018년 12월 5일 새벽. 무엇인가 복잡한 꿈을 꾸었는데 생각이 나질 않는다. 새벽을 맞이하는 마음이 무겁다. 首聯(수련)을 지었으나 頷聯(함련)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며칠이 지났다. 12월 8일 새벽. 기묘한 일출을 보았다. 가운데 햇살이 쭉 뻗어 나오는 느낌을 주는 일출이었지만 頸聯(경련)과 尾聯(미련)은 떠오르지 않았다. 마침내 12월 9일 오늘에야 비로소 완성하였다. 그러고 보니 사진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그 극적인 느낌보다는 역시 나의 내부로부터의 이야기다.  


* 揚雄(양웅, BC 53~AD 18) 전한 시대의 노장 사상가이다. 甘泉賦(감천부)에서 하늘의 이미지를 용사함.


* 繪境(회경); 당나라 시대 張璪(장조)가 쓴 일종의 회화이론서. 현재는 전하지 않고 張彦遠(장언원)의 歷代名畵記(역대화명기)에 기록된 장조의 명언은 外師造化, 中得心源(외사조화, 중득심원) 즉 밖으로는 자연을 스승으로 하고 안으로는 마음의 근원을 얻는다. 벽성과 삼태성, 금성은 바깥의 스승이며 밝음은 마음의 모습이다.


* 北冥(북명): 『장자』 소요유 첫 부분에 등장하는 말. 저 북쪽 끝의 검푸른 바다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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