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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Dec 16. 2018

凊天數雁飛南冥

凊天數雁飛南冥* 맑은 하늘, 기러기 여러 마리 남쪽으로 날다.


群鳥不停䎘 (군조부정숙) 새들 날개 짓 멈추지 못하고,

隨風乃域到 (수풍내역도) 바람 따라 여기에 이르렀구나.

天雯和飛去 (천문화비거) 하늘 무늬 나는 모습과 어울리니.

吾亦然飛從 (오역연비종) 나 또한 함께 나는구나.


2018년 12월 16일 일요일. 하루 종일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해가 질 무렵 문득 창문을 보니 기러기 떼가 지나간다. 사진 촬영을 위해 내내 기다렸건만 오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사진 앨범을 뒤져 작년 이 맘 때 충남 서산 해변에서 촬영한 기러기 사진을 쓰기로 한다. 기러기의 날개 짓은 자연의 의지다. 하지만 인간들은 그 사실에 인간의 의지를 더하여 구구한 해석을 하지만 결코 새는 쉬지 않는다.  


* 南冥(남명): 남쪽 바다. 『장자』 逍遙遊(소요유) 첫머리의 ‘北冥(북명)’과 南冥은 應帝王(응제왕)편 제7장의 ‘北海’‧‘南海’와 마찬가지로 物이 존재하는 無限한 空間의 이쪽 끝과 저쪽 끝을 가리키고 있다. 따라서 붕새가 북명으로부터 남명으로 옮겨 가려고 나는 것은 무한한 존재 공간에서의 자유로운 飛翔(비상) 임을 암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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