喬詰卓鷙(교힐탁지)*
-於牽牛花(어견우화) 나팔꽃으로부터-
莫如秀燦貌 (막여수찬모) 빼어난 모습 같은 것 없고,
彰神亦堂堂 (창신역당당) 나타난 기상 또한 밝아라.
吾中唯一惜 (오중유일석) 내 마음에 안타까움 하나 있다면,
但己而爲亢*(단기이위항) 다만 스스로를 높이는 것에 몰두할 뿐.
2019년 6월 12일 아침. 본관과 떨어져 있는 3학년 교실을 가다가 도서관 잎에서 나팔꽃을 본다. 빼어난 자태와 고고한 기상이 모두 훌륭한 꽃이다. 하지만 주위 풍경과는 사뭇 다르고 꽃 또한 그러한 분위기를 즐기는 듯 느껴졌다. 문득 喬詰卓鷙(교힐탁지)가 생각난다. 나팔꽃의 한자 이름은 牽牛花(견우화)다.
* 喬詰卓鷙 : 거만한 태도로 남을 나무라고 사람들에게 사납게 굴다. 喬, 詰, 卓, 鷙 네 글자의 의미에 대해서는 주석가마다 이설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喬詰은 고압적인 태도로 남을 책망하는 태도를 뜻하고 卓鷙는 孤高함을 뽐내면서 남을 업신여기거나 남에게 사납게 구는 모양으로 풀이하고 있다. (장자 제 11편 在宥)
* 爲亢(위항): 자기를 높이는 일에 몰두할 뿐임. 爲亢은 자신을 높인다는 뜻인데 높은 체하는 행동을 조소하는 뉘앙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