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무릇, 상림

by 김준식

雨中尋珍客(우중심진객) 빗 속에 진객을 찾아


忽逢絶艶丹*(홀봉절염단) 홀연히 아름다운 붉은 꽃을 만나니,

風光如夢中 (풍광여몽중) 풍광이 꿈속 같아라.

秋雨妙煌煌 (추우묘황황) 가을비에도 묘한 빛이 휘황하니,

耽色戒離朱*(탐색계이주) 색을 탐한 이주를 경계하네.


2019년 9월 21일 토요일. 태풍이 온다 하더니 아침부터 쓸모없는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이 시기가 되면 함양 상림에 석산(꽃 무릇)이 붉게 핀다. 우중임에도 불구하고 상림에 가보니 과연 그 붉은 꽃이 휘황하다. 하지만 늘 경계하고 또 경계하여야 할 것은 지나침이요, 탐닉이다. 균형을 잃지 않을 만큼 꽃에 취하여 돌아왔다.


* 소식의 定慧院海棠 중 한 구절을 차운하다. 소식은 중국 북송의 문인. 자는 子瞻(자첨), 호는 東坡(동파)이다. 아버지 蘇洵(소순), 동생 蘇轍(소철)과 함께 三蘇라 불리며, 같이 당ㆍ송 8 대가의 한 사람이다. 송 철종에 중용되어 舊法派의 중심적 인물로 활약하였고 특히 歐陽修(구양수)와 비교되는 대 문호로서 유명한 赤壁賦(적벽부)를 비롯한 시ㆍ詞(사)ㆍ古文 등에 능하며 재질이 뛰어나 그림에도 유명하였다.


* 장자 駢拇(변무)에 이르기를 눈이 쓸데없이 밝은 자는 오색의 아름다움 때문에 눈이 어지럽혀지고 무늬의 화려함에 지나치게 탐닉하나니 靑黃黼黻(청황보불)의 휘황찬란함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離朱(이주) 같은 이가 바로 그런 걸 추구한 사람이다. 여기서 이주는 전설적인 인물로서 離婁(이루) 또는 이주로 쓴다. 장자 천지에도 등장하여 玄珠(현주)를 찾는 시력이 아주 밝은 사람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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