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풍경을 보고 있자니 문득 근심이 몰려와

by 김준식

觀好景忽憂來 (관호경홀우래) 좋은 풍경을 보고 있자니 문득 근심이 몰려와


白芒搖淸旻 (백망요청민) 흰 억새 맑은 가을 하늘에 살랑대니,

此景無比俔 (차경무비현) 이 경치 비유할 수 없네.

好惡者德失*(호오자덕실) 좋고 나쁨은 덕을 잃은 것,

中年邪意賢 (중년사의현) 중년에 현자라도 되길 바랬나?


2019년 10월 28일 아침. 존경하는 배정홍 선생님의 사진에 함부로 글을 놓는다. 아름다움을 보고 그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것에 빠져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오랜 배움과 경험으로 알고 있다. 좋은 풍경을 보고 있으니 이런저런 생각 끝에 왠지 모를 근심들이 밀려오는 것은 나만의 경우일 것이다. 참 알 수 없는 마음 자리다. 憂來는 다산 정약용의 시에 가끔 등장하는 표현이다.


* 『장자』 각의 편에 이르기를 “悲樂者德之邪 喜怒者道之過 好惡者德之失(비락자덕지사 희노자도지과 호오자덕지실) 슬퍼하거나 즐거워하는 감정은 본래의 덕이 비뚤어진 것이고, 喜와 怒의 감정은 自然의 道가 잘못된 것이고, 좋아하고 미워하는 감정은 본래의 덕이 상실된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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