於安東李六四文學館
闊空憂不厚 (활공우불후) 빈 하늘에 얇은 근심 일고,
檭葉自來染 (은엽자래염) 은행 잎은 저절로 물드네.
已沼見去年*(이소견거년) 이미 침침해진 지난날을 돌아보니,
時節蹤無影 (시절종무영) 시절은 자취 없이 따르는구나.
2019년 11월 9일 밤. 지난주 금요일(8일) 아내가 근무하는 학교 아이들은 안동 선비문화원에 체험 교육을 갔다. 8일 아침에 아내가 이육사 문학관 앞, 은행나무와 하늘을 사진으로 담아 내게 보냈다. 아내에게 사진을 쓰겠다고 이야기하고 그 사진에 시를 놓는다. 8일 행정사무감사장에서 사진을 받고 곧장 수련과 함련을 생각했지만 뒷부분이 떠 오르지 않아 고민하다가 하루가 지난 뒤 완성하다. 언제부터인지, 그리고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나 가을날 푸른 하늘을 보면 나는 늘 얇은 우울이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원인을 밝힐 수도 없고, 또 밝혀본들 무슨 소용이랴! 하여 마음을 그냥 두고 본다. 어쩌면 한 해가 끝나가는 무렵이라는 느낌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 이백의 고풍 제 19수의 시적인 像을 용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