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해 보는 생각.

by 김준식

새벽에 해 보는 생각.


似而非, 永生, 天國, 欲望, 코로나


거의 猖獗(창궐-미처 날뜀)수준에 이른 무서운 전염병을 본다. 개인적으로 어린 시절 콜레라에 걸려(5살 경) 죽을 뻔했지만 지금 나에게 남은 기억이란 별로 없다. 다만 같은 동네,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많이 죽는 바람에 전염병이 끝난 뒤, 나는 나보다 한 두 살 위의 아이들과 어울려 놀았고 그 결과 국민학교를 빨리 입학했다는 사실 외에는 전염병의 공포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 무섭게 번지는 전염병을 보고 있자니 그 공포를 피부로 느끼게 된다.


1. 似而非

‘비슷하지만 아니다’라는 뜻이다. ‘얼마만큼 비슷한가?’ 그리고 ‘아니다’라는 기준을 정하는 부분에 있어 대단히 자의적인 부분이 많아서 사이비라는 말 자체가 사이비의 시작점에 있기도 한다. 명확하고 분명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사이비’에 대한 기준은 보통의 상식에 근거하고 있다. 물론 ‘사이비’가 정통이 되고 원칙이 된 경우도 역사에서 자주 본다. 결국 ‘사이비’는 임계점에 이르지 못한 일종의 유동적 상태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지도 모른다. 현재 ‘신천지가 사이비라고 보던 혹은 보지 않든 간에 그들의 행동 방식과 태도는 분명 앞서 이야기한 보통의 상식에서 벗어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


2. 永生

유한한 삶을 사는 우리 모두는 언제나 무한한 삶을 꿈꾼다.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그게 자연의 질서라는 것을 이미 우리는 안다. 태어나면 마침내 반드시 사라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영생이라니! 벌써 거짓말이라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하는데 그 거짓말에 사람들은 현혹이 되고 마침내 이 완벽한 거짓말을 믿는다. 불완전한 인간의 인식 구조 때문인지는 몰라도 수 만년의 인류 역사 속에서 이 거짓말은 참으로 부단히 사람들을 속여왔고 21세기 지금도 이 거짓말은 여전히 유효하게 사람들을 속인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생과 사는 우주의 법칙이다. 인간 따위로는 어찌할 수 없는 절대의 법칙이다.


3. 天國

있다! 분명 천국은 있다. 하지만 없다! 분명하게 없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있는 천국은 각자의 마음속에 있고 실재하는 천국은 없다는 이야기다. 지구 저편 멀리 존재하는 것은 천국이 아니라 우주이고 그 우주 너머에 존재하는 것도 우주일 뿐이다.


4. 欲望

영생이니 천국이니 하는 달콤한 말이 사람들에게 먹혀들 수 있는 바탕은 결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욕망과 同調(conformity) 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자신이 목적하고 추구하는 삶의 방향을 누군가가 이야기하면서 거기에 영생이니 천국이니 하는 달콤한 말을 섞어서 유혹한다면 특별한 삶의 변곡점에 놓여 있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여질 것이다. 결국 모든 사이비는 인간의 욕망에 기생한다.(마르크스적으로 본다면 모든 종교 자체가 그러하다.) 인간의 욕망을 교묘히 이용하여 거기에 부를 쌓고 다시 권력을 엮어 사이비의 금자탑을 세울지 모르지만 결국 그것이 허망한 욕망이라는 것과 한 순간에 허물어진다는 것, 역시 우리 모두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