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커스 꽃 봉우리를 보니 정신이 아찔하다.

by 김준식

見玉簾蕾精而熒 (견옥렴뢰정이형) 크로커스 꽃 봉우리를 보니 정신이 아찔하다.


嬌花䙘如畵 (교화축여화) 귀여운 꽃이 그림처럼 예쁘지만,

不䁎不知容 (부정부지용) 가까이 보지 않으면 참모습 알 수 없네.

吾詩連於此*(오시연어차) 나의 시는 이런 것에 끌리니,

隨己中自交 (수기중자교) 몸 따라 마음이 절로 움직이네.


2020년 3월 8일 아침. 토요일 아침부터 꽃이 필듯하더니 마침내 일요일 아침에 꽃을 피웠다. 크로커스는 샤프란의 일종이지만 향수의 원료가 되는 샤프란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노랗게 생긴 샤프란 꽃이 너무나 예뻐서 몸과 마음이 아찔하다. 하지만 무릇 사물이란 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내가 몸을 숙여 봄으로써 비로소 꽃의 靈妙함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아이를 가르치는 일도 이와 같을 것이다. 몸을 숙여 천천히 아이들을 보면, 내가 그들에게 해야 알 일과 어떻게 교류하고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선생인 내가 마땅히 가다듬어야 할 마음이다.


* 李廷燮(이정섭: 조선 시대 문관)의 시를 차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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