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착(癒着)

by 김준식


癒(유) 자는 병이 낫다는 뜻이 있다. 병이 낫는다는 것은 상처가 아문다는 뜻이고 동시에 갈라져 있던 피부조직이나 뼈 등이 서로 엉겨 붙어 마치 하나처럼 된다는 의미가 된다. 癒(유) 안에 들어 있는 兪(유)는 ‘그러하다’ 혹은 ‘대답(응하다)하다’라는 뜻이 있고 그 밑에 心이 더해지니 확실하게 그런 상황이라는 말이 되었다. 거기에 着(착)이 더해지니 도저히 떨어지지 않는 상태가 되고 만 것이다. 어찌 보면 매우 긍정적인 뉘앙스가 많은 단어이다. 欠缺(흠결)이나 傷處(상처)가 좋아져서 처음처럼 하나의 상태로 되돌아간 느낌까지 얻을 수 있는 말이 아닌가! 물론 붙지 말아야 할 것들이 엉겨 붙을 때도 이 말을 쓴다. 바로 이 지점의 뉘앙스가 우리 머릿속에 있는 부정적인 유착의 예들이다.


‘정경유착’이 맨 먼저 떠 오르는 단어다. 그 뒤로 최근의 화두인 ‘검언유착’이 생각난다. ‘정경유착’ 의 말 속 뜻은 단순히 정치와 경제가 붙었다는 뜻이 아니라 정상적인 정치행위에 경제(돈으로 한정하자)가 엉겨 붙어 정상적인 정치행위를 막고 심지어는 질서를 교란하여 정치와 경제 모두를 마비시키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정경유착으로 타락한 천민자본주의가 된 해방 이후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을 이야기하는 말로 자주 쓰인다. 아류로 ‘검경유착’도 있다.


검찰은 본래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오히려 잘못된 유착을 골라내서 그 연결고리를 끊고 본래의 모습으로 환원시켜야 할 책임이 있는 기관이다. 더불어 언론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 권력의 부조리와 부패, 가진 자들의 갑질과 악행, 그리고 그 유착을 고발하여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역할을 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 공공 도구이다.(현실은 완전히 반대)


하 지 만,


잘 알다시피 절대로 절대로 유착하지 말아야 할 이 둘이 유착하여 만들어 낸 악취 가득한 사태를 우리는 자주 본다. 엉겨 붙은 정도가 너무 강해 이제는 칼로 도려내기에도 힘든 상태가 되어 둘을 죽이기 전까지는 그 강력한 연결이 끊어지지 않을 것 같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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