管見*(관견)
無心而決然*(무심이결연) 마음을 비웠으니 내세움이 없고,
趣物亦不選 (취물역불선) 사물을 대함에 또한 가림이 없다.
此想抑乾慧*(차상억건혜) 이 생각 또한 메마른 지혜인가!
微毛搖久業 (미모요구업) 가는 털은 오래 인연으로 흔들리는데.
2020년 6월 27일 오전 산을 오르며 위대한 자연을 본다. 배암차즈기라고 불리는 작은 풀꽃을 본다. 가는 꽃술에 우주의 진리가 있음을 알지만, 아직은 효용 없는 지혜(건혜) 일뿐, 죽는 날까지 수행이 필요하다.
저자 거리에 있는 욕망이나 산속에 고고하게 있는 욕망이나 욕망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베개 베고 누워도 그중에 즐거움이 있다. (논어 술이편)”도 역시 저자 거리의 욕망과 다를 바 없다. 오로지 양의 차이이거나 두께의 차이일 뿐이다. 그것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고자 함 역시 비루한 욕망이다.
* 관견: 자신의 욕망과 관심이라는 좁은 대롱(竹筒죽통)을 통해서만 사물을 보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사태의 다른 측면은 물론이고, 전체를 보기 어렵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세상은 모두 자신의 눈에 나타난 이미지로 존재한다. 그 이유는 욕망과 관심이라는 필터를 통해서 사물을 보고, 자신의 이해관계를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한다. 반대의 관점이 照見(조견)이다.
* 『장자』 天下 편에 彭蒙(팽몽)과 田騈(전변)과 愼到(신도)가 듣고 기뻐했다는 이야기인데 유교의 경전을 보는 듯하다.
* 건혜: 아직 완전하지 못하고 메마른 지혜. 겨우 욕망의 濕氣(습기)는 말랐지만 아직 실질적인 덕이 갖추어지지 않았으므로 효용을 나타내지 못하는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