恬淡寂漠*(염담적막)
昨夜瀟世荒 (작야소세황) 지난 밤 비바람 치고 세상은 거칠었는데,
靜華忍哀事 (정화인애사) 슬픈 이야기 참아내며 고요히 피었네.
然則至歸宗 (연즉지귀종) 그리하여 마침내 근원으로 돌아갈 텐데.
穿底登儒花 (천저등유화) 바닥을 뚫고 오른 여린 꽃,
2020년 7월 28일. 논 둑 위에 상사화 문득 피었다. 누군가 심은 것이리라. 밤새 비 거세고 세상은 한 없이 거칠지만 자연은 언제나 규칙대로 조용히 움직인다. 보는 것과 보이는 것의 차이를 알고, 두어야 할 일과 들어야 할 일을 말하고 있지만 여전히 나는 알 수 없다.
* 장자 刻意(각의)에 “념담적막과 虛無無爲(허무무위)는 천지의 근본이고 道와 德의 본질적 형태이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념담적막은 무욕, 담백, 고요함이고, 허무무위는 무심의 경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