見望意*(2) 내다보다.
濕熱滿無明 (습열만무명) 습한 열기 무명으로 가득하고,
淡紅升煩惱 (담홍승번뇌) 연붉음 한창이니 번뇌로다.
通孔宣觀想 (통공선관상) 창 너머로 경계를 바라보니,
自性已淨心 (자성이정심) 내 마음 이미 청정하구나.
2020년 8월 17일. 엄청난 열기가 천지에 가득하다. 북쪽은 여전히 비가 내린다 하는데 남쪽은 습기와 열기가 모든 것을 평정한다. 번뇌처럼 붉은 배롱나무 꽃은 법당 앞에 번성한데 반대쪽은 어둠 속에서 이미 청정하다. 경계를 오가는 내 마음은 저 뜨거운 무명의 열기처럼 여전히 번뇌다. 한참을 보내다가 8월 22 아침에 비로소 완성하다.
* 이인로의 ‘산거’ 중 한 구절을 차운함.
* 無明(무명, Aviduya) 무명이란 글자 그대로 지혜가 없다는 말이다. 이를테면 진리에 대한 무지를 가리킨다. 구체적으로는 緣起(연기)의 이치에 대한 무지이고, 생로병사에 대한 무지이다. 한편으로는 貪(탐) 瞋(진) 痴(치)의 번뇌 중 치(痴)에 해당한다. 탐과 진이 정신적인 번뇌로 본다면 비해 치(즉 무명)은 지적인 번뇌이며, 번뇌 중 가장 근본적인 번뇌이다. 따라서 무명은 모든 고통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기도 하다.
* 觀想(관상) 觀이란 생각을 쉬고 마음을 모아 일정한 경계를 응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관상이란 ‘마음의 상을 바라본다’는 뜻으로, 마음속에 무엇인가를 뚜렷이 그리는 心想畵(심상화)나 상상을 의미한다. 그렇게 지속적인 의도를 가지고 사물을 바라보면, 그 결과 대상 사물에 대한 이해에 도달하게 된다는 뜻이다. 형이상학적으로 말하자면, 관상이란 내적 觀照(관조)를 통해 진리를 直觀的(직관적)으로 인식하는 행위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