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있는 지수면 용봉리 7은 하늘 참 좋다. 맑고 푸르다.
하늘이 과학적으로 푸른 논리에 대해서는 비 과학도인 내가 이야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심정적으로 푸르게 느껴지는 이유를 과학적 대상물을 잠시 빌려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먼저 텅 비어 있는 공간, 즉 하늘을 가리는 것이 없어야 한다. 그것이 구름이든 안개 든 아무것도 없어야 맑다.
두 번째, 공기가 가벼워야 한다. 공기 중에 습기가 많아지면 공기가 무겁고 불투명해진다. 따라서 하늘 또한 이 습기에 의해 칙칙해진다.
세 번째, 하늘을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하늘이 달라진다. 마음이 좋아야 하늘이 맑아 보인다. 내가 결정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제 있었던 법사위 대검찰청 국정 감사가 어제부터 오늘까지 모든 뉴스를 덮는다. 이 뉴스를 보고 있자니 마음의 하늘에 뭔가 잔뜩 끼어 실제의 하늘조차 불투명해진다. 맑아질 수 없는 처음 이유다
검찰총장이 하는 말에 대하여 정확하게는 아니지만 여론은 대개 50:50으로 나뉜다. 나는 어느 쪽인지 밝히지는 않는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양분된 논리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지만 공동체 전체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무겁고 또 어둡다. 물론 발전적인 경우는 약간의 예외가 있겠지만 2020년 10월 23일 현재, 검찰총장의 말과 일련의 반응에 대한 평가는 거의 발전적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오히려 소모적이다. 하여 전체의 공기는 둔중해졌다. 맑아질 수 없는 두 번째 이유다.
마지막으로 마음의 문제다. 나는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이, 심지어 대통령이 뭐라 하든 나의 일상과는 사실 조금 거리가 있다. 그러나 이 땅에 살고 있으며 내가 속해 있는 집단의 민주적 분위기와 정당성을 위해 언제나 노력하고 있음을 자부한다. 그런데 이런 내가, 지금의 상황을 보고 있노라니 참으로 한심하고 어둡고 둔탁한 기분이 든다.
지금의 상황은 뭔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도 아니고, 그저 시시껄렁하고 치기 어린 자기 방어와 공격이 전부인 상황으로 보인다. 거기에는 국민이나 정치나 민주는 없다. 과연 검찰을, 정부를 만든 근본 목적이 무엇인지 한 번 만이라도 고민해 보았다면 저런 유치하고 이상한 상황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국회의원들은 아예 무시하고서라도)
교육의 문제인지도 모른다. 저 자리까지 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경쟁자를 물리쳐야 되는지 우리는 잘 안다. 학교 다니던 시절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이 무사통과되던 시절의 사람들 아닌가! 그렇게 기형적으로 성장한 사람들이 소위 권력을 쥐고 그 권력의 정점에서 물러나지 않기 위해 비루하고 천박한 논리로 뉴스를 덮는다. 안타깝다.
하늘 좋은 날 정말 어둡고 칙칙한 느낌으로 하루를 보낸다. 기분 더럽다. 이 나라에서 살기가 참 어렵다. C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