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중학교 철학수업
연 2주를 수업을 하지 못한다. 오늘은 성교육 외부 강사가 성교육을 하는 날이라 하는 수 없이 수업을 양보해야만 했다. 정규 수업을 침해할 수는 없다. 아직은 창체를 통한 수업이기 때문에 ….
철학 수업을 위해 이런저런 책을 읽고 또 읽는다. 아이들에게 쉽게 설명해 줄 수 있도록 내 안에서 몇 번이고 되새김질하여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를 읽다가 마지막 부분에서 거의 길을 헤맸다.
며칠 전에는 내가 그렇게도 많이 읽은 『장자』를 읽으면서도 혼란스러움이 몰려와 책을 덮고 말았다. 문제는 내가 너무 생각이 많다는 것에 있는데, 원전의 내용을 쉽게 전달하려다 오히려 원전의 이야기도 아니고 나의 이야기도 아닌 엉뚱한 이야기로 빠지는 혼란스러움을 겪는다.
우리 학교 아이들이 소화해 낼 수 있는 한계를, 정확하지는 않지만 나는 어렴풋이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잘게 쪼개고 연질화 하고자 노력하는데 그 과정이 만만하지 않다.
철학 수업의 목적이 자신의 삶을 좀 더 단단하게 하는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다양한 독서는 그 방법 중의 하나일 것이고 책이 어렵거나 이해가 잘 되지 않을 때, 교사인 우리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아이들은 흥미를 가지고 새로운 독서와 철학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나는 아이들과 함께 잔잔한 철학의 바다 위에 떠 있는데, 저번 주 이번 주는 잠시 바다 위에서 움직이지 않고 고요하게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아이들 머릿속에서 지난 수업의 내용이 방학 이후처럼 완전히 초기화될 것에 대한 걱정이 내 마음에 가득하다.